미국 셰일 기업들은 지난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에 약 30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제 이 빚을 2021년과 2022년에 번 돈으로 모두 갚을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기업들은 올해 590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지난해 수익의 2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이 회계법인이 밝혔다. 이는 또한 미국 LNG 기업들이 2013년~2020년에 기록한 적자 450억 달러를 상쇄하고도 140억 달러가 남는 금액이다.
미국의 셰일 기업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 원유와 천연가스 증산을 거부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 미국 셰일 기업의 오일과 가스 생산량은 지난 2014년 당시와 비교할 때 60%가량 적다. 지난 2014년 당시에도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돌파했었다.
미국에서는 2010년대에 소위 ‘셰일 혁명’(shale revolution)으로 불리는 셰일 오일과 셰일 가스 생산 붐이 일었다. 뉴멕시코, 노스다코다, 텍사스 등 셸 오일과 가스 개발 지역에서 대대적인 채굴 작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2010년 초 하루 540만 배럴가량의 원유를 생산했던 미국은 2019년 말에 하루 1300만 배럴을 생산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원유 생산국이 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에 평균 1210만 배럴 가량이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 혁명은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국의 기록적인 증산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미국은 2019년 말부터 셰일 오일과 가스 감산에 들어갔다. 셰일 오일과 가스에 대한 투자도 급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원유 수요가 크게 줄었고, 지난해 봄까지도 원유 수요가 증가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사태를 조기에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 유가와 휘발윳값이 떨어져야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유회사들은 수익성을 중시하는 주주들의 요구로 원유 증산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
미국은 2015년에 40년간 금지했던 원유 수출을 허용했고, 2020년에는 원유와 정제유 순 수출국이 됐다. 미국은 현재 휘발유와 디젤을 포함해 하루 600만 배럴의 석유 정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