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0명 중 7명꼴로 외식비를 줄였고 10명 중 3명은 팁으로 내는 돈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살림살이는 팍팍해졌으나 식료품 같은 필수 소비품을 사는데 쓰는 돈은 크게 줄일 수 없는 한계가 있어 고민하는 가정이 4가구 가운데 3가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67% “인플레로 외식횟수 줄여”
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쇼핑비용 비교 플랫폼 렌딩트리가 미국인 약 1600명을 대상으로 인플레이션이 가계 지출에 미친 영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지난 7월 26~29일 벌였다.
이번 조사 결과의 핵심은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85%가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외식을 자제하거나 외식비를 조절하고 나섰다는 것.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90%가, 연소득이 5만달러(약 6900만원)에서 7만4999달러(약 1억400만원) 사이에 속하는 가정의 89%가 특히 여기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의 67%가 급등한 물가 때문에 외식을 나가는 횟수를 줄였다고 밝혔고 같은 맥락으로 응답자의 31%는 외식할 때 팁으로 내는 돈을 줄였다고 밝혔다.
오래 전부터 팁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경우 통상 음식 가격의 15~20% 범위에서 현금 또는 카드로 팁을 주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맷 슐츠 렌딩트리 최고경영자(CEO)는 “외식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대표적인 소비 행위”라고 밝혔다.
◇어떤 식으로 외식비 줄이나
미국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외식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자체를 줄였다는 응답이 67%로 으뜸을 차지한 가운데 메뉴판을 종전보다 꼼꼼하게 살펴본다는 응답이 25%로 2위를, 쿠폰이나 적립금 사용을 비롯해 할인혜택을 적극적으로 받는다는 응답이 20%로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햄버거 같은 저렴한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응답지 15%, 팁으로 나가는 돈을 없애기 위해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배달음식을 시킨다는 응답이 8%, 음식점에 가기 전에 집에서 미리 간단한 음식을 먹고 나가는 방식으로 외식비를 줄인다는 응답이 6%로 각각 나타났다.
◇미국인 85% “쉽게 줄일 수 없는 식료품 지출 때문에 고민”
그러나 문제는 외식할 때 들어가는 돈을 줄이는 것은 그나마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식료품 구입에 쓰는 돈은 마음대로 줄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인의 85%가 인플레이션 때문에 식료품 지출 행태가 달라졌다고 답했으나 64%는 설문조사 직전 한달동안 식료품에 종전보다 많이 쓰는 돈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문제 때문에 최소한 한번 이상 걱정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소득이 3만5000달러(약 4800만원)에 못미치는 가정의 경우 74%가,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73%가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가계 지출에 관해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무전문가인 럭스 마샬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 선임연구원은 CNBC와 인터뷰에서 “필수 소비재인 식료품 때문에 고민하는 미국인이 이처럼 많다는 것은 가계에서 요즘 궁핍함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