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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둔화 조짐에 '킹달러' 숨 고르기…정점 다다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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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둔화 조짐에 '킹달러' 숨 고르기…정점 다다른 걸까?

시장선 내년까지 지속 전망
연준 통화정책이 최대 변수

최근 미국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주춤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초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미국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주춤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초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국제 외환 시장에서 무한 질주를 계속해온 미국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올해 내내 초강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제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숨 고르기를 한 뒤 다시 폭주를 시작할지, 아니면 조정 국면에 들어갈지 글로벌 경제계가 주목하고 있다. 월가는 대체로 달러화가 장기적으로 초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국의 물가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 정책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로, 엔,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의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2일 0.4%가 떨어졌다. 유로화가 달러화와 등가인 패리티 밑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1유로=1.098달러로 다시 패리티를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1.6%가 오른 것이다. 유로화가 하락을 멈추고 달러화에 강세를 보인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영국 파운드화도 0.7%가 올라 1.166달러에 거래됐다.
최근에 유로화 가치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화보다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올해 들어 줄잡아 13%가량 올라갔다. 파운드화 대비 달러화 가치도 올해 17%가량 뛰었다. 연준이 40여 년 만에 최고치에 달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고 기준 금리를 지속해서 올리고 있는 것이 달러화 상승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이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맞춰 다른 주요국의 중앙은행도 앞다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8일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ECB도 연준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로화 하락이 멈춘 이유 중의 하나로 ECB의 매파적인 통화 정책 예고가 꼽혔다.
미 노동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외환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6월에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속도로 계속 내려오고 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8월 CPI가 8~8.1%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미국 CPI가 6월에 9.1%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에 8.5%로 낮아졌고, 다시 8월에도 이보다 더 내려가 2개월 연속으로 하락하게 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8월 CPI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8.1%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8월 CPI 예상치가 8.1%였다. 또 전원 대비 상승률은 -0.1%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는 8월 CPI가 8.0%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 하락해 전달의 보합(0.0%)에서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물가 오름세가 꺾이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을 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내림세로 돌아서도 연준이 오는 20, 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선물 시장은 연준이 6월과 7월에 이어 9월까지 세 번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90%로 본다.

연준이 지속해서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CB 등 다른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이 1일부터 6일까지 70명의 외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달러 초강세 현상이 올해 말을 넘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호조, 불확실성 시기의 안전한 피난처 인식 확산 등으로 인해 달러화 초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로이터 조사에서 달러 초강세 현상이 내년에는 다소 수그러들 가능성이 있으나 다른 통화들이 올해 상실분을 내년에 만회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