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제사회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로 지정해 북한, 시리아와 더불어 포괄적인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머스크 “이란‧쿠바에 스타링크 제공, 미국 정부에 허용 요청 계획”
20일(현지시간) 미국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반미국가의 대표격인 이란과 쿠바의 통신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국가 통신망이 크게 망가진 우크라이나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러시아 측으로부터 스타링크를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이목을 끈데 힘입은 시도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머스크 CEO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란과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에서 예외로 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두 나라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할 의향이 있으니 허용해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중동지역 과학전문 언론인으로 알려진 ‘에르판 카스라이에’라는 이름의 트위터 팔로워가 앞서 이날 트위터에 머스크를 겨냥해 올린 글에서 “답을 하진 않겠지만 이란 국민에게도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미래를 위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 같은데 기술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질문한 것에 대한 답이었다.
머스크가 뜻밖의 화답을 내놓자 남미 인권보호단체에서 일한다는 ‘아구스틴 안토네티’라는 이름의 트위터 사용자가 “쿠바 같은 독재국가에도 스타링크를 제공할 의사가 있느냐”고 머스크에게 물었고 머스크는 여기에도 “그렇다”고 화답했다.
◇이란과 북한의 공통점 ‘인터넷 마음대로 못쓰는 권위주의 체제’
머스크 CEO는 다만 언제쯤 미국 정부의 건의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과 쿠바 정부와 어떤 식으로 접촉할 계획인지에 대해서 밝히지는 않다.
그러나 반응은 뜨겁다. 이란이나 쿠바 같은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는 정부가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어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나 여론 형성이 어렵지만 위성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보급되면 이같은 장벽이 해소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아구스틴 안토네티는 머스크의 화답을 접한 뒤에 올린 글에서 “스타링크 서비스야말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남미 국가들에서 희망이 될 것”이라고 대환영했다.
대통령보다 종교 지도자의 권력이 강한 또다른 형태의 독재주의 체제로 불리는 이란에서도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환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더스트리트는 보도했다.
더스트리트는 특히 머스크의 이같은 구상은 최근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단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갑자기 숨지는 사건이 벌어져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 여성의 사망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이란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한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비롯한 대중 집화가 벌어지면 관련 소식을 온라인에서 전파하는 것이 종종 차단되는 실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