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에 핵전쟁과 이에따른 주식시장 붕괴를 예상하는 시나리오가 등장했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내년 3월 150으로 폭등한다는데 베팅한 옵션이 등장한 것이다.
핵전쟁이라는 아마겟돈이 아니면 일어나지 않을 시나리오다.
배런스는 13일(현지시간) 주식시장 붕괴를 전망하는 이같은 옵션 거래가 대규모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내년 3월 150
배런스에 따르면 한 트레이더가 이례적으로 비관적인 계약을 맺었다.
이 트레이더는 옵션시장에서 VIX가 내년 3월 150을 찍는다는데 베팅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미답의 영역이다.
최근 VIX 고점은 34 수준에 불과했다.
이 트레이더는 그러나 3월 VIX가 150을 찍을 경우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이를 사들일 수 있는 옵션게약을 맺었다. 계약규모가 5만에 이른다. 게약당 약 0.19달러를 지불했다.
배런스는 이 거래 규모가 거대한데다, 너무도 이례적이라면서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한 부유한 투자자가 이 옵션을 사들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VIX가 150으로 치솟으려면 주식시장이 붕괴되다시피 해야 한다. 배런스는 아마도 이 투자자가 인류 최후의 전쟁인 아마겟돈, 또는 그 비슷한 경우를 가정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내년 3월 VIX 150 베팅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투자자들은 내년 1월 VIX 120에 베팅하고 있다. 계약규모가 5500계약을 넘는다.
1993년 출범후 82.69가 최고
시장전략업체 맥밀런 어낼리시스의 래리 맥밀런은 VIX가 1993년 출범 이후 지금껏 단 한 번도 150을 찍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블랙 먼데이'로 알려진 1987년 10월 19일 주식시장 붕괴 당시에 이 지수가 있었다면 아마도 150을 넘었을 것으로 그는 추산했지만 역대 단 한 번도 150을 넘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그랬다.
2008년 11월 VIX는 80.86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내려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충격으로 주식시장이 붕괴됐던 2020년 3월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때에도 82.69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남는 장사
VIX 150 콜옵션은 지금 지수 움직임으로 볼 때 실현 불가능해보이지만 설사 지구 종말이 오지 않는다고 해도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정도 수준까지 VIX가 오르지 않더라도, 예컨대 VIX가 90만 찍어도 VIX 150 콜 옵션 가치는 2배 이상 폭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건에 도달하는 시나리오는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또 다른 전쟁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도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 국가들을 추가로 공격할 수도 있다.
맥밀런은 또 다른 가능한 극단적 시나리오로 핵전쟁을 꼽았다. 그는 만약 핵전쟁이 벌어지면 시장은 열리기조차 힘들 것이고 만약 그때에도 이 옵션을 매수한 트레이더가 살아 있다해도 이를 현금화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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