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이른바 ‘트위터 블루’ 서비스, 즉 특정 유명인의 계정 옆에 ‘파란색 인증 배지’를 표시해 트위터 계정 소유자의 신원이 확인됐음을 인증해주는 서비스를 트위터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대대적으로 키우는데 전사적으로 뛰어들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파란색 배지’ 통한 계정 인증 서비스 유료화
트위터 블루는 트위터가 지난해 북미, 호주, 뉴질랜드의 트위터 사용자를 대상으로 처음 출시한 유료 구독 서비스. 고급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게시물을 편집할 수 있는 기능, 광고가 붙지 않는 뉴스 서비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용자가 쓰는 무료판 트위터에는 없는 기능이 제공된다. 미국 기준으로 월 4.99달러의 구독료가 부과된다.
더버지에 따르면 머스크가 최근 트위터 직원들에게 내린 지시의 골자는 파란색 인증 배지를 부여 받는 서비스에도 과금을 하는 방식으로 트위터 블루 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월 구독료를 월 19.99달러(약 2만8000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라는 것.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트위터의 가짜계정 범람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해온 그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행보이자 파란색 인증 배지를 활용한 이른바 ‘사용자 계정 인증’ 서비스를 트위터의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머스크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블루 서비스 개편의 핵심은 사용자 계정 인증 서비스를 유료화해 트위터 블루 구독료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더버지는 “파란색 인증 배지를 부여 받은 트위터 사용자가 90일 안에 구독료를 내지 않으면 배지를 철회하는 식으로 트위터 블루 서비스 구독을 유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올린 트윗에서 “사용자 인증 절차를 전반적으로 손질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위터 계정 인증 서비스로 1년에 34만원(?)
그러나 머스크의 이같은 행보는 알려지기 무섭게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머스크 그동안 줄기차게 심각성을 강조해온 트위터의 가짜계정 문제를 고치는데 도움이 되는 조치라 하더라도 매월 20달러에 가까운 돈을, 1년으로 계산하면 240달러(약 34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트위터를 이용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많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CNN에 따르면 미국의 IT 기업인이자 앤젤 투자자로 유명한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파란색 인증 배지 서비스에 얼마나 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으로 즉석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기준으로 200만명에 가까운 트위터 사용자가 이 설문에 참여한 가운데 돈을 낼 의사가 없다는 응답이 81.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머스크도 이 설문조사에 단 댓글에서 “흥미롭다”는 의견을 밝혔다. 흥미롭다는 말의 취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IT매체 쿼츠는 머스크가 파란색 인증 배지의 본래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트위터 블루 유료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쿼츠는 “트위터가 페이스북보다 사용자가 휠씬 적음에도 인기 있는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기능해온 것은 페이스북과 다르게 전체 콘텐츠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사용자 계정 인증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식으로 트위터 블루 구독 서비스를 강화한다면 개벌적인 언론인이나 언론 종사자들을 비롯해 트위터라는 플랫폼에 자발적으로 뉴스를 올리는 일을 해온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트위터 사용자 가운데 53%는 뉴스를 보러 트위터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이유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은 44%로 트위터와 차이를 보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