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자판기' 빌딩으로 유명한 미국 온라인 중고차 업체 카바나가 7일(현지시간) 폭락했다.
지난 3일 공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밑돌면서 그 충격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이전과 달리 중고차 딜러 카바나 실적 악화가 이번에는 포드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체들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기대 이하 실적
카바나가 공개한 분기 실적은 처참했다.
매출은 늘어나기는커녕 1년 전보다 3% 줄어든 33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는 팩트세트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37억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손실도 시장 전망보다 규모가 컸다.
2억8300만달러, 주당 2.67달러 손실을 기록해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주당 1.90달러 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컸다.
중고차 판매 대수는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바나는 자사의 중고차 판매 규모가 10만2570대에 그쳐 1년 전보다 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팩트세트 전망치 11만2476대에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주가, 올들어 96% 폭락
카바나 주가는 3일 장 마감 뒤 기대 이하 실적 발표를 계기로 이틀 동안 40% 가까이 폭락했다.
올 전체 낙폭은 96%에 육박한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중고차 가격은 하락하면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팬데믹 봉쇄가 풀린 이후 인기가 치솟았던 중고차는 한동안 인플레이션 주범으로 낙인 찍혀 당국의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가격이 하락해 카바나 등 중고차 딜러들의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수요 둔화
카바나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중고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끌어 올려 중고차 할부 금융 이자비용 역시 오르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 둔화와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고, 카바나를 비롯해 중고차 딜러들의 실적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벤치마크의 마이크 워드 애널리스트는 3분기 미 중고차 매출이 13% 감소했다면서 이로 인해 중고차 딜러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드는 이같은 부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포드, GM 영향 제한적
중고차 수요 둔화에 이에따른 가격 하락은 대개 신차 제조업체들에도 타격을 준다.
중고차 가격 하락이 신차 가격 하락을 부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중고차 가격이 낮으면 신차를 사는 부담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차를 사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차를 내다 팔면 값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신차 수요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신차 판매 규모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이미 저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신차 판매 대수는 올해 약 1300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300만대 정도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덕분에 카바나 주가가 폭락한 외중에도 포드와 GM 주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포드는 전거래일 대비 0.19달러(1.41%) 오른 13.70달러로 마감했고, GM도 초반 약세를 딛고 0.39달러(1.00%) 상승한 39.39달러로 장을 마쳤다.
반면 카바나는 1.37달러(15.64%) 폭락한 7.39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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