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 바이낸스 CEO 등 조언 주목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경쟁업체 FTX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코인 시장이 대폭락 사태를 맞았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와 코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경청해야 할 조언을 전문가들이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투자계의 전설 마이클 버리,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블록체인닷컴의 피터 스미스 창업자 겸 CEO의 지적이 주목된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 “토큰, 담보로 사용하면 안 돼”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9일(이하 현지시간) 올린 트윗에서 △발행한 토큰을 담보로 사용하지 말 것 △가상자산 사업을 하면서 대출은 일으키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는 바이낸스는 한 번도 바이낸스 코인(BNB)을 담보로 쓰거나 다른 곳에서 대출받은 적이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코인은 비트코인과 같이 단독적이고 독립적인 블록체인을 갖는 모든 암호화폐를 일컫는다면, 토큰은 사용자가 1차 블록체인의 파생상품인 토큰을 생성·발행·관리하게 해주는 이더리움과 같은 광범위한 스마트 계약 플랫폼의 고유한 지출 비용을 말한다.
FTX는 자회사이자 유동성 위기의 근원지로 꼽히는 알라메다 등에 FTX 토큰(FTT)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담보 가격이 하락하면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마이클 버리 “가상화폐의 문제점은 레버리지 투자”
전설적인 투자자 마이클 버리도 담보 문제를 언급했다.
버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상화폐의 문제점은 대개의 경우 ‘레버리지 투자’에 있다”면서 “가상화폐에 과연 얼마의 레버리지 효과가 있는지 확신이 없는 사람은 다른 것은 아무리 잘 알아도 가상화폐 자체는 잘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투자란 자기가 가진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진 돈의 최고 100배를 빌려 투자하는 게 유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열된 것을 비판한 셈이다.
아울러 FTX 사태가 일어난 배경에는 레버리지 거래를 극한대로 활용한 문제가 있었다는 게 버리의 판단이다. 가상자산에는 아직 자본시장법 같은 규제의 틀이 없다는 것도 이번 사태를 부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스미스 블록체인닷컴 CEO “FTX 사태의 원인은 불투명한 지배구조”
스미스 블록체인닷컴 CEO는 10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FTX 사태는 불투명한 ‘거버넌스(지배구조)’의 문제였다고 진단하며 가상자산에 접근하는 자세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FTX는 가상자산 업계의 선도 주자이거나 핵심 플레이어는 아니었고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왔다”면서 “그러나 FTX는 거버넌스의 투명성이 매우 낮은 업체였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을 평소에 의아스럽게 여겨왔다”고 주장했다.
법적 규제가 느슨한, 투명한 지배구조가 부재한 상황에서 더 많은 지분을 가진 사람이나 세력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져온 것이 FTX 사태의 근본 배경이었다는 진단인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