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가 17일(현지시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션' 생산을 시작했다.
피스커는 자체 생산라인에서 전기차를 만드는 다른 전기차 업체들과 달리 전기차 설계만 하고, 실제 생산은 하청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마치 애플이나 엔비디아 등이 설계만 하고 생산은 하청으로 돌리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 여부가 피스커에 달려 있다.
피스커가 차질 없이 생산을 지속하면 이를 따르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우후준순처럼 생길 수도 있다.
피스커가 전기차 시장에 새 비즈니스 모델 바람을 몰고올지 여부가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피스커 오션 생산 개시
피스커는 테슬라 같은 거대 전기차 업체는 아니다. 올해 소규모 출하에 만족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피스커는 전기차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피스커는 자체 생산 라인 대신 자동차 부품 공룡 마그나 인터내셔널을 통해 자동차를 생산한다.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전기차를 출시하는 첫번째 업체다.
자동차 하청 생산이 전례 없던 일은 아니다.
마그나는 이미 다른 자동차 업체들을 대신해 자동차를 생산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들의 외주 하청은 규모가 작다. 틈새 시장을 노린 자동차를 생산할 때 돈이 많이 드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대신 마그나 같은 곳에 하청생산으로 맡긴다.
주력은 늘 자체 생산라인을 통해 생산하는 것이 거의 불문율이다.
그러나 피스커는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 애초부터 없었다.
두번째 모델 페어는 폭스콘에서
피스커는 첫번재 모델 오션을 마그나를 통해 하청생산한 뒤에는 두번째 모델 페어를 애플 하청업체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첫번째, 두번째 모델을 모두 외주로 제작하는 피스커의 전기차 생산 방식은 마치 애플을 닮았다.
애플은 자체 생산 설비 없이 폭스콘 등을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 등을 생산한다.
배런스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비롯해 통신기기의 약 40~50%는 기기를 설계하고 판매는 안 하는 제3자가 생산한다.
생산만 전문적으로 대신 해주는 것이다.
전기차여서 가능(?)
자동차는 하청생산이 드물다. 스마트폰 등에 비해 훨씬 덩치도 크고, 더 복잡한데다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조금 다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는 더 복잡하다. 자동차의 핵심인 내연기관 엔진과 동력전달 장치, 트랜스미션이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배터리에서 발생한 동력을 자동차 전자장치들과 바퀴에 전달하는 것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가까워 기존 자동차 생산과는 방식이 다르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아닌 전기차라는 점이 하청생산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스커는 내년에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자동차를 인도하기 시작한다.
1분기 전기차 생산량은 약 300대로 잡고 있다. 17일부터 시작해 시험 가동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년 2분기에는 8000대, 그리고 3분기에는 1만5000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피스커는 이날 주식시장 약세 속에서도 0.08달러(0.98%) 오른 8.24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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