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12월까지 애초 대만에 제공하기로 한 140억 달러 규모의 무기가 전달되지 못했고, 최근에 그 규모가 187억 달러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지난 2015년 12월에 대만이 주문했던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Javelin) 208기와 또 다른 스팅어 미사일 215기 등이 포함돼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대만은 2002년 재블린 미사일 360발과 발사기 40기를 미국으로부터 구매해 실전 배치한 데 이어 2015년에도 재블린 미사일 182발과 발사기 20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특히 대만은 지난해 4월 초 재블린 미사일 400발과 발사기 42기를 2022년에 추가로 도입하는 예산을 책정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중국이 대만을 공격했을 때 대만이 사전에 필요한 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면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이 신문이 지적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올해 4월 미 의회 증언을 통해 미국이 2009년부터 대만에 30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었고, 여기에는 지난 2017년 이후 체결된 180억 달러가량의 계약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80억 달러 규모의 F-16 전투기 66대는 애초 계획대로 2020년대 중반까지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록히드 마틴이 제작하는 이 전투기 판매 계약은 단일 규모로 양국 간 최대 무기 거래이다.
미국이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무기는 대부분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하는 것과 겹친다. 스팅어 미사일, 재블린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곡사포 등이 그 대표적인 무기이다. 미국과 대만은 올해 3월 하푼 (Harpoon) 대함 미사일을 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미사일이 최소한 2026년 이전에는 대만에 인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WSJ이 보도했다.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군이 중국군의 위협에 대응해 북부 해안 지역의 미사일 기지에 '항공모함 킬러' 대함 미사일 배치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연합보는 해당 기지에 향후 슝펑-3 미사일 외에도 미국산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HCDS)도 배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만 해군 사령부는 2024년부터 하푼 지대함미사일 기동 중대를 편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 등은 대만에 대한 무기 제공 지연에 관해 공식적인 확인을 거부하고,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미국 정부가 23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에는 무기와 포탄, 방공 미사일이 포함됐다.
미 국방부는 이번에 새로 지원되는 무기에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 방어를 위해 열영상 조준경을 갖춘 대(對) 드론용 대공포 150기를 비롯해 러시아 미사일 요격 100% 성공률을 보이는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적 레이더 공격을 위한 대(對) 레이더 미사일(HARM)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규모는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모두 197억 달러(약 26조 6300억원)에 이르게 됐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T-72 전차를 비롯해 호크 방공 미사일, 어벤저 대공 미사일,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고성능 드론 등을 지원해 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