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스스로도 산적한 업무의 처리를 위해 집에 가지 않고 회사 사무실이나 공장 바닥에서 잠을 자는 경우가 흔하다고 여러차례 자랑삼아 밝혔을 정도.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트위터 본사 건물에 대해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일 때문에 머스크와 샌프란시스코 시당국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포브스 “트위터 본사 일부 공간, 야근하는 직원용 침실로 개조돼”
미국 경영전문지 포브스는 트위터 본사 건물에 모텔을 연상시키는 침실이 최근 생겨났다고 트위터 관계자들의 전언을 인용해 6일(이하 현지시간) 단독보도했다.
최근 단행한 대규모 정리해고로 비어 있는 본사의 사무실 공간을 업무가 많아 야근을 해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회사에서 숙박을 해결할 수 있도록 트위터 측이 침실로 개조했다는 것. 침실로 바꾸는 공사는 지난 주말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트위터 직원은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주말을 보낸 뒤 본사로 출근했더니 그동안 사무실로 쓰였지만 퇴직한 직원 때문에 비어 있던 공간이 아직 덮개가 없는 침대 매트리스, 햇빛 차단을 위한 블라이든 커튼, 회의용 모니터 등이 갖춰진 침실로 변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직원은 “야근을 희망한 직원들을 위해 이런 공간을 회사 측이 만든 것 같다”고 추측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트위터 본사 건물의 각층마다 4~8개 정도의 침실이 주말 사이에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직후 재택근무제를 사실상 폐지한다고 선언하면서 트위터 직원의 절반을 정리하는 감원을 실시한데 이어 트위터의 대개편 작업에 올인하지 않을 생각이면 차라리 퇴사하라며 강도 높게 업무에 몰두할 것을 전 임직원에게 요구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직원이 야근 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니까 침실을 만든 것은 어찌보면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고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다른 트위터 직원이 최근 올린 트위터 임원의 사진도 화제가 되고 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뒤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에는 에스더 크로포드 트위터 제품관리 담당 이사가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 사무실에서 야근을 마친 뒤 잠자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샌프란시스코 “불법 용도 변경인지 조사”…머스크 “직원 챙기는 기업을 오히려 탄압”
그러나 본사 사무실 일부가 침실로 개조된 사실을 폭로한 트위터 직원들은 일방적인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
회사 측이 사전에 직원들에게 이같은 계획을 알리거나 상의한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머스크 새 총수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이같은 조치가 내려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문제가 트위터 직원들만의 문제로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당국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공영 라디오방송인 KQED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시청 건축감리과는 트위터 측이 본사 건물의 일부를 개조한 일과 관련해 이같은 조치가 불법 용도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QED의 테드 골드버그 선임 데스크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샌프란시스코시청 건축감리 담당부서에서 본사 사무실 일부를 침실로 개조한 일과 관련해 트위터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이 조사를 통해 당초 허가받은 용도로 트위터 본사 건물이 쓰이고 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시당국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 지역 일간신문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도 샌프란시스코시가 트위터 본사 건물에 대한 현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머스크도 시당국의 조사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서 양측의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머스크는 이날 늦게 올린 트윗에서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의 최근 기사를 공유하면서 “아이들이 펜타닐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에 신경쓰지 않고 피곤에 지친 직원들을 위한 시설로 침실을 설치한 기업을 샌프란시스코시가 탄압한다면 런던 브리드 시장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면서 시장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맹비난했다.
이 기사는 10살짜리 남자 아니가 최근 야외에서 노는 과정에서 마약계 진통제인 땅 바닥에 있는 펜타닐을 삼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겨우 살아난 사건에 관한 내용이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