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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MS의 블리자드 인수 무산되나…FTC, 반독점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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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MS의 블리자드 인수 무산되나…FTC, 반독점 소송 제기

FTC 표결에서 찬성 3, 반대 1로 소송 제기 결정, 몇 개월에서 몇년 소요 예상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콜 오브 듀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콜 오브 듀티'.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세기의 빅딜’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 합병을 막으려고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MS는 지난 7일 경쟁업체인 일본 닌텐도에 앞으로 10년 동안 비디오게임 '콜 오브 듀티'를 공급하기로 합의했었다. MS는 FTC가 경쟁 저하를 이유로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막기 위한 법정 소송을 추진하자 닌텐도와 이같이 합의했으나 이 소송을 피하지 못했다.

MS는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9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고, 합병 절차를 밟고 있었으나 최근 일본 소니가 FTC에 게임산업 독과점 우려를 제기했다. 소니는 MS가 액티비전을 인수하면 게임 콘솔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게임을 MS가 독점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FTC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X박스 제조업체인 닌텐도 등과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FTC는 “우리는 MS가 독립 게임업체(블리자드)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해 역동적으로 급성장하는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해치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TC는 MS가 지난 2021년 게임업체인 제니맥스(ZeniMax)를 인수해 경쟁을 저해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FTC가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지 결정하는 표결에서 위원 3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추천 위원 크리스틴 윌슨만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FTC 내에서는 진보 성향 위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WSJ이 지적했다.
이번 소송은 리나 칸 FTC 위원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의 소송이다. 만약 MS가 블리자드 인수에 성공하면 IT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합병으로 기록된다.

FTC는 MS의 블리자드 인수 계획 발표 이후 줄곧 조사를 해왔다. FTC는 MS가 올해 초 블리자드를 인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MS가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올라 불공정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조사를 해왔다.

이 소송에서 FTC가 승소할지 알 수 없지만, 소송전으로 인수 합병 작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소송이 장기화하면 그사이에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FTC가 제기하는 소송은 대체로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린다.

유럽 국가들도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 8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MS의 블리자드 인수 합병에 대한 심층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국적기업의 인수 합병은 주요 경쟁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들 경쟁국 중 한 개국이라도 반대하면 인수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영국의 경쟁 당국MS상대로 반(反)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는 MS의 블리자드 인수 합병을 승인했다.

MS는 올해 1월 18일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에 현금을 주고 일괄적으로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MS는 블리자드 주식을 주당 95달러에 전액 현금 매입하면서 인수 발표 직전 블리자드 주가보다 거의 45%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이는 MS의 46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 합병이다. MS는 블리자드를 자회사로 거느리면서 게임 시장과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MS가 오는 2023년 6월까지 블리자드 인수를 마치면 중국의 텐센트, 일본의 소니 그룹에 이어 세계 3위의 게임업체로 등극한다.

FTC의 소송 발표로 이날 뉴욕 증시에서 블리자드의 주가는 1.5% 하락한 주당 74.7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MS의 주식은 1.2%가 오른 247.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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