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는 한편, 기존 사업모델을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밀어붙이면서 현재로서는 트위터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은 국면이지만 머스크는 자신이 트위터를 인수한 것이 장기적으로는 테슬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설득에 나선 것.
◇테슬라 10대 주주, 트위터발 테슬라 리스크에 172조 손실
14일(이하 현지시간)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에 따르면 테슬라 주요주주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트위터 이사회가 지난 4월 25일 머스크의 440억달러(약 57조2000억원)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이후 테슬라 10대 주주들이 입은 테슬라 주식 평가 손실 규모를 조사한 결과 1325억달러(약 17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지불한 트위터 인수 금액의 약 3배나 되는 손실을 테슬라 지배 주주들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계기로 입었다는 뜻이다.
테슬라 10대 주주에는 최대 지분을 가진 머스크는 물론이고 미국 3대 자산운용사에 속하는 뱅가드그룹과 캐피탈리서치앤매니지먼트컴퍼니(CRMC),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이 포함돼 있다.
머스크 CEO의 주식 평가액이 14.1%나 감소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뱅가드그룹이 6.7%로 2위, 블랙록이 5.4%로 3위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는 “이는 테슬라 주가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후 52% 이상 빠진 결과”라면서 “테슬라 대주주들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과”라고 보도했다.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는 특히 “이들은 지금까지 벌어진 일뿐 아니라 머스크가 트위터에 과몰입해 테슬라 경영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주주 퓨처펀드 “테슬라는 현재 CEO 공백 상태”
실제로 테슬라 주식 50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퓨처펀드의 게리 블랙 매니징파트너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현재 CEO가 공백인 상태”라며 머스크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주식 시장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테슬라라는 브랜드가 트위터 사태로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라면서 “(테슬라) 고객들은 자신의 차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다른 테슬라 주주이자 테슬라 예찬론자였던 거버가와사키자산운용의 로스 거버 CEO도 이날 올린 트윗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테슬라 경영은 누가 대체 맡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테슬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있는 CEO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스크 “장기적으로 테슬라 주주들에게도 이익 될 것”
이처럼 주요 주주들이 동요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머스크 CEO도 13일 올린 트윗에서 “테슬라 주주들이 장기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단기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갖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결국 자신의 트위터 인수가 테슬라에도 이득이 되는 결고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그러나 머스크는 최근 시사한 바 있는 후임자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 테슬라 주주들에게 여전히 실망을 안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테슬라 소액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피소당한 결과 지난달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트위터 경영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개혁 작업이 끝나면 새로운 CEO에게 트위터 경영을 맡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그 이후 이와 관련한 추가 소식은 전한 바 없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