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08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다만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 백만장자 투자자들은 그 이전 세대에 비해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美 백만장자 투자자 56% “S&P 10% 하락” 전망
CNBC의 이번 밀리어네어 서베이는 투자성 자산으로 100만 달러(약 12억7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 76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됐다.
CNBC는 S&P500 지수가 내년 들어 15% 이상 빠질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도 조사 참여자의 3분의 1에 육박했다고 덧붙였다.
또 백만장자 투자자의 28%는 내년 중 자신의 자산에 가장 큰 위협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증시 상황을 꼽았고, 3분의 1 이상은 주식 외에 채권을 비롯한 다른 유형의 투자 대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체적인 투자 수익률의 경우 4%를 밑돌 것이란 응답이 주류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물 미국 국채 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이 조사를 의뢰받아 진행한 스펙트럼그룹의 조지 월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사에 참여한 백만장자 투자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처럼 강한 비관론을 피력한 것은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증시가 요동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CNBC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무려 85% 이상을 백만장자들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비관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나타난 것은 내년 증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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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만장자 투자자 80% “지출 줄이기 시작”
이들은 자신들의 향후 자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증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행보로 이미 지출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백만장자 투자자들의 80%가 현재 연말 쇼핑 시즌임에도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 추세에 맞춰 지난해 대비 쓰임새를 줄였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 백만장자는 78%가 쓰임새를 줄였다고 밝혔고,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 백만장자는 예외 없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자산 관리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응답자의 46%가 올해 대비 현금 비중을 늘렸다고 밝힌 가운데 특히 17%는 ‘예년 대비 현저하게 큰 폭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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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는 상대적으로 낙관
다만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 백만장자 투자자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매우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밀레니얼 세대 백만장자들의 81%는 내년 말께 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특히 46%는 자산 가치가 내년 중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 백만장자들의 61%는 자산 가치가 내년 들어 10% 이상 큰 폭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봐 대조를 이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