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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두바이, 최후의 성역 '술 규제' 사실상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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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두바이, 최후의 성역 '술 규제' 사실상 철폐

앞으로 1년간 주류세 30%, 주류 면허제 시행 중단키로
두바이의 주류 면허증. 사진=러빙두바이이미지 확대보기
두바이의 주류 면허증. 사진=러빙두바이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도시 두바이는 ‘중동의 유럽’으로 불릴 정도로 성공적으로 문호를 개방해왔지만 이슬람권 고유의 성역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슬람 사회답게 마음대로 술을 팔거나 살 수 없도록 하는 제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바이 당국이 사실상 두바이 최후의 규제로 알려진 ‘주류 면허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나서면서 전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바이의 관광산업을 한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30% 주류세, 주류 면허제 폐지
2일(이하 현지시간) 중동권 유력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두바이 당국은 주류에 적용해온 30%의 주류세와 주류 면허제도를 지난 1일부터 사실상 철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1년 동안만 시범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이 두바이 당국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주류 관련 규제를 사실상 없앤 것이나 다름 없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두바이 최대 주류 유통업체인 MMI는 이같은 소식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면서 “두바이 당국이 30%에 달하는 주류세를 없애고 주류 판매 허가제를 폐지키로 했다”면서 “주류 소비와 관련한 규제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두바이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자유롭게 주류를 구입하는 시대가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MMI는 이번 조치가 언제까지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두바이 현지언론에서는 앞으로 1년간 시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주류 유통업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기여 전망

이같은 정책 변화는 두바이 주민은 물론 주류 판매업체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두바이에서 주류 유통업체가 술을 판매하려면 30%에 달하는 세금을 물어야 하는데다 관광객이 대부분을 이루는 소비자가 주류를 구입할 경우에도 주류 면허증을 발급 받아야만 술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두바이에서는 비록 제한은 있었지만 상당수 이슬람 국가에서 술 판매를 아예 금지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편이었다.

그러나 주류 판매가 두바이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인식되면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같은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고율의 세금이 붙는데다 주류 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는 자격과 절차가 까다로운 결과 두바이에서 구매하는 주류 가격은 매우 높게 형성돼 있어 관광객들 입장에서는 장벽이 매우 높은 소비품에 속했다.

두바이에서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경우에 한해 21세 이상의 성인만 술을 살 수 있으며 술을 구입하려면 두바이 경찰당국이 발급하는 일명 ‘레드 카드’라는 주류 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이 주류 구매용 레드 카드를 신청하려면 거의 사생활을 다 공개하는 수준의 복잡한 서류를 갖춰야 했던데다 신청할 때 공개해야 하는 정보에 급여가 포함돼 있고 월 3000디르함 이상 벌지 못하면 신청조차 불가능해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