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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출산 전도사’ 머스크, 트위터 출산 복지는 대폭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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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출산 전도사’ 머스크, 트위터 출산 복지는 대폭 줄였다



일론 머스크와 자녀들.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와 자녀들.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가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을 빚으면서 뉴스에 오르고 있는 이유, 통상적인 기업인과 매우 다르게 취급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의 관심사에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인류 문명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지난해 내내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실적을 챙기고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가장 중시하는 보통의 최고경영자(CEO)와는 궤를 전혀 달리하는 행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실은 그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의 저출산 걱정이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즉 ‘선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새해부터 직원 임신‧출산 지원 혜택 절반으로 감축


머스크 트위터 총수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대규모 인력 감축을 비롯한 고강도 경비절감에 나선 가운데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청소부까지 쫓아내는 바람에 트위터 직원들이 화장실 휴지까지 챙겨 다닌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나 5일(이하 현지 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트위터 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작업에도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머스크의 지시로 축소된 사내 복지혜택에 직원의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지원 프로그램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위터 사내 복지와 관련된 외주업체가 최근 트위터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트위터가 지난 1일부터 직원들이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해 재직 기간 동안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의 한도를 4만 달러(약 5000만원)로 줄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위터의 임신 및 출산 관련 지원금은 직원들이 임신 및 출산 과정에서 쓴 돈, 인공수정을 위해 쓴 돈, 입양을 위해 쓴 돈 등을 보전해주는 사내 복지혜택의 일환으로 지급돼왔고 지금까지는 한도가 8만 달러(약 1억원)였는데 새해부터 반토막으로 줄어든 셈이라고 전했다.

인류의 존폐 위협까지 거론하며 지구촌의 저출산 문제를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호소해온 머스크가 정작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시험관 시술로 자녀 7명 낳은 머스크, 트위터에선 관련 복지 축소


일론 머스크와 자녀들.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와 자녀들. 사진=트위터


특히 머스크가 시험관 아기 시술(IVF) 지원비를 줄인 것을 놓고 후폭풍이 거센 분위기다.

머스크 자신이 누구보다 많이 IVF를 통해 자녀를 출산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첫 배우자였던 저스틴 윌슨과 낳은 5명이 IVF의 도움을 받아 세상에 나왔고, 그가 창업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와의 사이에서 2021년 출산한 쌍둥이도 IVF의 도움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자녀는 모두 10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무려 7명이 체외수정을 통해 출산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포브스는 “임신이나 출산과 관련해 재직 기간 중 최대 4만 달러를 보전받을 수 있는 것은 여전히 큰 복지혜택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상적인 임신이 어려운 직원이 시험관 아기 시술(IVF)을 받는 경우 한 차례 시술 비용만 1만5000~3만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또 체외수정을 하려면 여러 차례 IVF 시술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는 자신이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올린 트윗에서 “내가 경영하는 기업들의 육아 관련 복지혜택을 늘릴 계획”이라면서 “다른 기업에서도 같은 행동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