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을 비롯한 암호자산 관련주들의 주가가 최근 요동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밈주 열풍에서 나타났던 '공매도 압박'이 근본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FTX 파산 이후 암호화폐 관련주 하락을 예상하는 암호화폐 비관론자들의 공매도와,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한 낙관론자들의 매수세가 부딪치면서 '공매도 압박(short squeeze)'이 빚어지고 있고, 이때문에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요동치는 암호화폐 관련주
6일에는 주식시장이 2%가 넘는 급등세를 보인 와중에도 전일비 0.27달러(0.81%) 하락한 33.26달러로 미끄러졌다.
암호자산에 주력하는 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 역시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4일에는 27% 폭등했지만 5일에는 43% 폭락했다.
실버게이트는 6일 0.33달러(2.63%) 더 내린 12.24달러로 떨어졌다.
현금성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터지 역시 4일 14% 가까이 폭등했지만 5일에는 급락세로 돌아서며 상승폭을 모두 내줬다.
마이크로스트래터지는 6일 3.89달러(2.48%) 오른 16.045달러로 마감해 코인베이스, 실버게이트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특별한 재료 없어
코인베이스, 실버게이트 모두 주가 급등락을 부를 만한 요인이 없다는 점이 공매도 압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4일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오를만하기는 했다. 돈세탁방지 의무를 소홀히 한 것과 관련해 뉴욕주 금융서비스부와 1억달러 벌금을 내고 사건을 마무리짓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두자리수 주가 폭등을 부를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 호재는 아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버게이트 주가 폭등과 폭락 모두 특별한 배경이 없다. 폭락 배경은 FTX 파산 이후의 불안심리에 따른 뱅크런이라고 해도 전날 급등세는 설명이 안된다.
게임스톱 닮은 꼴
이같은 주가 흐름은 지난해 초 개미 투자자들과 공매도 기관투자가들 간 진검 승부가 펼쳐졌던 밈주 열풍과 그 배경인 공매도압박 흐름과 닮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선 기관들이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서 손실을 줄이고자 서둘러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한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더 뛰는 것이 바로 공매도 압박이다.
코인베이스 등 3개 종목은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코인베이스 주식 가운데 28% 이상이 공매도됐다.
실버게이트의 경우에는 비중이 51%로 더 높다. 거래되는 주식 절반이 공매도 된 주식이라는 뜻이다.
마이크로스트래터지 역시 공매도 주식 비중이 35%에 이른다.
미 주식시장이 상장된 종목들의 평균 공매도 비중 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S3파트너스의 이호 듀사니스키 상무는 공매도 투자자들의 실탄이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듀사니스키는 손실 확대로 인해 공매도 압박이 심화될 수도 있지만 최근 주가 폭락으로 이들의 숨통이 트였기 때문에 공방이 좀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