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욕용품·생활용품 소매체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B&B)가 10일(현지시간) 폭등했다.
지난주 제기된 현금 고갈에 따른 파산 우려가 가시지 않은데다 이날 대규모 손실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폭등했다.
대표적인 밈주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던 BB&B가 요지경 속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손실, 대폭 증가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BB&B는 이날 참담한 분기 실적을 공갰다.
지난해 3회계분기 12억6000만달러 매출에 주당 3.65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18억8000만달러 매출에 주당 0.25달러 손실을 기록한 것에 비해 매출은 크게 줄고,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에도 크게 못미치는 성적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BB&B가 13억1000만달러 매출에 주당 2.53달러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동일매장 매출 32% 급감
BB&B는 어떤 지표로도 성적이 참담했다.
순매출은 1년 전보다 33% 급감했다.
BB&B는 고객들의 매장 방문이 줄었고, 재고 부족 등이 겹치며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BB&B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인지도가 낮은 소형 브랜드로 갈아탔다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자 부랴부랴 다시 전국 단위 브랜드로 상품 구성을 재구성했고, 이 과정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위축됐다.
수 고브 최고경영자(CEO)는 브랜드 갈아타기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면서 서둘러 이를 되돌렸지만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BB&B는 소매업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인 동일매장 매출에서도 성적이 나빴다.
동일매장 매출이 1년 전보다 32% 급감해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25.9%보다 매출 감소폭이 컸다.
또 조정치를 감안한 총마진율도 1년 전 35.9%를 크게 밑도는 22.8%에 그쳤다.
주가는 폭등
심각한 실적 악화, 파산 위험 지속에도 불구하고 BB&B 주가는 이날 폭등했다.
펀더멘털 악화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최근 암호자산 관련 주가 폭등 배경이 되고 있는 '공매도 압박'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10센트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BB&B는 가장 많이 공매도 된 주식 가운데 하나가 됐다.
BB&B 유통 주식 가운데 거의 절반이 현재 공매도된 주식이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먼저 팔아치운 뒤 나중에 주가가 더 떨어지면 사서 메우는 공매도가 전체 유통 주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입기 때문에 서둘러 주식을 사서 메워야 한다.
이때문에 주가는 더 뛰고,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공매도 투자자들까지 주식 매수에 나서도록 만든다.
공매도 압박이다.
BB&B는 대표적인 밈주 가운데 하나로 공매도 압박을 노리는 개미 투자자들과 매도에 나선 기관 투자가들 간에 다시 싸움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BB&B는 이날 0.45달러(27.78%) 폭등한 2.07달러로 장을 마쳤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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