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인텔이 반도체 업종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매출 기준으로는 여전히 미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26일(현지시간) 장이 끝난 뒤 공개한 분기 실적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기대 이하 실적과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 넘게 폭락했다.
24일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저조한 실적을 공개한데 이어 인텔 역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팬데믹 기간 실적에 날개를 달았던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 이후의 경기둔화 움직임 속에 고전하고 있다.
기대 이하 성적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이 장 마감 뒤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밑돌았다.
매출은 140억4000만달러로 리피니티브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144억50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매출은 1년 전보다 32% 급감했다.
팬데믹 당시의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확산에 따른 특수가 지난 뒤 전세계 PC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는 가운데 인텔은 지난해 4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적자 전환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시장 전망의 절반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 0.20달러의 절반인 0.10달러에 불과했다.
조정치를 감안한 EPS는 0.10달러였지만 총 순익·손실로만 보면 인텔은 적자로 돌아섰다.
4분기 순손실 규모가 6억6400만달러였다.
2021년 4분기 46억2000만달러 흑자에서 대규모 적자로 전환됐다.
더 어두운 전망
투자자들을 더 크게 실망시킨 것은 어두운 전망이었다.
인텔은 올 1분기 매출을 105억~115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을 크게 밑돌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 전망치 139억달러 근처에도 못 가는 저조한 예상치다.
인텔은 주력인 PC용 반도체가 고전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인텔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이번 분기 PC 출하 규모가 2억7000만~2억9000만대 전망치 하단에 그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인텔은 이같은 점을 근거로 1분기에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조정치를 감안해 주당 0.15달러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0.24달러 주당순익과 대조적이다.
인텔 주가는 폭락했다.
이날 테슬라 호재에 힘입은 주식시장 상승세에 올라타 전일비 0.39달러(1.31%) 상승한 30.09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지만 장 마감 뒤 실적이 발표된 뒤에는 주가 흐름이 돌변했다.
인텔은 미 동부시각 오후 4시50분 현재 정규 거래 종가 대비 2.43달러(8.06%) 폭락한 27.66달러에 거래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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