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미국 명문 MBA(전문 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한 경영학 석사 과정)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가 올해 강의계획서에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정책을 도입, 학생들에게 챗GPT 사용을 허용한 것은 물론 이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러나 NPR은 몰릭 교수가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 모두에 '우리는 함께 잘 지낼 수 없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서 찬반 논란이 거세지만 챗GPT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는 게 최선이 아니라며 이를 적극적으로 교육과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몰릭 교수가 자신의 수업에 챗GPT를 공식 도입한 것이 그런 사례 중 하나다.
기업가정신과 혁신에 관해 강의하는 몰릭 교수는 강의계획서에서 "AI는 새로운 기술이며 틀릴 수 있다. 학생들은 그 결과를 다른 출처와 비교해 확인해야 하고 AI로 인한 오류나 누락에 대한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고 밝혔다.
AI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인정하고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AI 정책에는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학문적 정직 의무를 위반하는 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몰릭 교수는 "모두 부정행위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직하라는 것이다"라며 "챗GPT로 무엇을 했는지, 답을 얻으려고 어떤 대화를 했는지 말해달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챗GPT를 교육에 도입하려는 것은 우리는 지금 공식적으로 AI 세계에 살고 있고 교육자들이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진정으로 못 하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몰릭 교수는 "우리는 전자계산기가 있는 세계에서 수학을 가르쳤다"며 "이제 교육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학생들에게 이 세상이 다시 어떻게 변했고 그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지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가 교실에서의 평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열정과 불안 사이를 오가지만 교육자들이 시대에 따라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