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지난 1일부터 석탄 판매를 ‘탄광 가격’ 대신 ‘국경 가격’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운송 비용이 포함된다는 것을 뜻한다. 몽골 정부는 지난해 12월 수천 명의 몽골인들이 수도를 습격한 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 시위 핵심은 석탄산업을 둘러싼 부패 혐의였다.
1월 초 국영 중국에너지투자공사는 호주로부터 석탄 수입을 명령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호주는 세계 2위의 석탄 생산국이다. 그러나 중국은 2020년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었다.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원천지일 것이라는 호주 정부의 발언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3개월 동안 이 문제를 해결했다. 내몽골과 산시의 탄광에 생산량을 늘리고, 전기 가격을 10~20% 인상하도록 명령했다. 또 몽골, 러시아, 캐나다로 석탄의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2020년도에 약 3500만 톤의 호주 점결탄을 사용해 왔던 중국은 2021년부터 몽골산 점결탄으로 수입처를 과감하게 변경했다. 몽골이 드디어 중국 최대의 점결탄 공급국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 수량은 중국 전체 점결탄 수입의 48%를 차지한다. 작년에는 40%에 해당하는 6383만 톤의 점결탄을 몽골에서 수입했다. 나머지는 러시아(33%), 캐나다(12%), 미국(7%)에서 조달했다.
일련의 상황들은 지난해 11월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흐나긴 퀴렐수흐 몽골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만나 협력 협정에 서명하면서 표면에 드러났다. 중국은 몽골산 석탄 공급 장기 협정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2월 6일 수천 명의 몽골인들이 울란바토르 중앙 수흐바타르 광장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수십 명의 의원과 공무원들이 국영 석탄광산회사 에르데네스-타반톨고이 JSC의 채권을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로 기소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였다.
이런 험악한 사태가 일자 에르데네스 타반톨고이 회사는 2월 1일부터 석탄 판매방식을 직접 판매 계약에서 몽골 증권거래소 경매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판매 방식은 석탄 광산기업들이 이미 지난 10월에 올 2월부터 탄광 가격 대신 국경 가격으로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석탄의 톤당 가격은 피트 헤드에서 71달러(약 8만6400원), 국경에서 129달러(약 15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중국 언론들이 화들짝 놀랐다. 일부 칼럼니스트는 ‘몽골의 부패 문제 때문에 왜 모든 비용을 중국이 부담해야 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이들은 경매로 싱가포르에 1만2800톤의 점결탄을 톤당 1290위안(약 23만2600원)에 판매한 경우를 지적하면서 이전 거래 가격보다 12.2%가 비싼 1150위안(약 20만8600원)으로 거래됐다고 불공평한 점을 강조했다.
특히 몽골이 국경 가격을 사용하는 것은 물류 비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구매자의 이익을 심각하게 해친다고 비판했다. 또 몽골의 경매 시스템은 중국 고객을 저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몽골의 갑작스러운 수출 규정 변경은 러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석탄을 구매하는 사태로 전개될 수 있다고 은근히 압박했다.
지난해 12월 21일,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은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 간의 무역 봉쇄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이달 초 중국은 호주의 점결탄 수입에 대한 비공식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첫 번째 호주산 점결탄은 4월에 중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앤서니 알바네세 호주 총리는 지난 1월 14일 호주가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산 점결탄이 전면 금지된 상황에서 중국에 다시 수출되는 이면에는 몽골의 가격 책정방식 변경이 한몫을 더한 것 같다.
에너지의 위력은 국가의 정책결정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