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2014년 3월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기로 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 또 다시 핵 사용을 암시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러시아 연방의 핵억제 정책에 관한 기본 원칙’은 핵무기 사용 조건으로 △적군이 러시아 영토 또는 동맹국에 핵무기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경우 △러시아 공격용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한 경우 △러시아의 핵심 시설이 공격당해 핵전력 대응 행동이 약화될 경우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 공격을 당해 존립 위험에 직면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다. 푸틴 최측근 중 강경파로 꼽히는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크림반도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러시아 점령지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지원 계획을 밝힌 뒤에 나왔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서방의 위협에 맞선 국가 존립 시도로 묘사해왔다. 최근 미국 등의 추가 무기 지원에 대해 “우리는 대응할 수단이 있다. 대응은 장갑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영 TV 진행자가 북한이 미국에 핵 위협을 가한 것에 찬사를 보냈다. 러시아 국영 프로그램 '솔로비요프 라이브' 진행자 세르게이 마르단은 이날 방송에서 "북한은 국제적 사안에 있어 독립적이다"라면서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핵 위협을 가한 것에 찬사를 표했다. 마르단은 "북한에 독립성이란 전 세계를 먼지로 만드는 것을 비롯해 뭐든지 할 각오로 지키는 절대적 가치를 뜻한다"라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었을 때 김정은이 '항공모함을 북한 해안 쪽으로 이동시키면 우리는 핵폭탄을 날릴 것'이라고 말한 게 그 예시"라고 주장했다. 지난주에도 이 방송은 북한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과 관련해 "미국의 그 어떤 군사적 기도에도 '핵에는 핵으로, 정면 대결에는 정면 대결로' 원칙에 따라 초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러시아도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서방 국가를 상대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꾸준히 위협해왔다. 마르단은 이날 대부분의 러시아 국민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사안에서 서방국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정부가 북한처럼 핵 위협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TV는 친정부 성향이 강하다. 전쟁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전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