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우크라이나가 한국의 휴전 시나리오에 따라 영토를 분할하려는 서방 동맹국들의 제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올렸다.
메드베데프는 "우크라이나가 한국처럼 존재할 것이며 돈바스 및 기타 점령 지역은 러시아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는 "메드베데프가 국가 분할 시나리오에 관한 그러한 휴전회담에 대한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국식 휴전 시나리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지난해 3월 키릴로 부다노프 당시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한국처럼 둘로 쪼개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다노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지역을 우크라이나에서 분리하는 군사경계선을 그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국방장관에서 해임된 올렉시 레즈니코프도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프라 브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분단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레즈니코프는 "러시아가 2014년 분쟁을 동결했다면 그런 기회를 가졌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식 휴전 시나리오는 우리에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한식으로 영토를 분할하는 휴전안을 놓고는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지난 1월 중순까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는 이날 자국 인터넷 매체 '스타라나'와의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남북한식으로 분할하는 종전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레스토비치는 "상황을 반전시키고 러시아군 점령지를 수복하면서 승리하기 위해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무기로 무장한 약 40만 명의 잘 훈련된 군인이 필요하지만, 우리한테 그것이 없고 가까운 시일에 그것이 마련될 수도 없다. 훈련 역량도 충분치 않다"고 자국군의 전력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 전쟁의 결말은 3개월 전 우크라이나군의 헤르손 작전 성공 뒤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같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회복과 승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