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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자동차 월할부금 사상 첫 ‘800달러’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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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자동차 월할부금 사상 첫 ‘800달러’ 육박



미국의 신차 물가 지수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블룸버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신차 물가 지수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블룸버그

미국 소비자가 오토론(자동차 대출)이나 신차 할부금융 등을 통해 새로 차를 구입해 매달 내는 할부금이 사상 처음으로 800달러(약 102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700달러(약 90만원) 선을 돌파한데 이어 기록이 다시 갱신된 것이고 400달러(약 51만원) 수준이었던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매년 내는 돈으로 환산하면 미국 가구의 연간 중위소득 대비 7분의 1 수준에 근접한 셈이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중위소득은 7만784달러(약 9000만원)였다.

◇신차 월할부금 777달러 선…2019년 대비 배 가까이 증가


14일(현지시간) 야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 켈리블루북은 최근 발표한 집계 자료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매달 내는 신차 할부금이 평균 777달러(약 99만원)를 기록해 지난 2019년말 대비 두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신차 월할부금은 최근 10년간 400달러 선을 대체로 유지해왔다”며서 “그러나 근년 들어 크게 늘어난 결과 미국 가구의 세후 연간 중위소득과 비교하면 거의 6분의 1 수준으로 월할부금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 배경에 대해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차 가격이 최근들어 조정 국면이 있었음에도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30%나 올라 5만달러(약 6400만원) 선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것이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신차 할부금이 이처럼 급등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월할부금 크게 늘어난 배경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차 가격이 최근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GM과 포드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공급 부족과 부품 수급 문제로 낮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재고 관리에 들어가는 간접비용 부담을 줄인 결과 재고 밀어내기용 가격 할인의 필요성이 줄면서 높은 가격에 차량을 파는 것이 가능해진데다 인플레이션발 잇단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겹친 때문으로 풀이됐다.

뉴욕포스트는 “지난 2019년 이전에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보유기간은 60~100일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그 절반 수준으로 재고 보유기간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난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투자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과거처럼 높은 재고 수준을 유지할 일은 앞으로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짐 팔리 포드차 CEO 역시 최근 발언을 통해 높은 재고 수준이 재고 밀어내기용 가격 할인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관행에서 탈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완성차 제조업체 도요타와 닛산 역시 재고 관리에 막대한 간접비를 지출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고차 가격도 올들어 오름세 반전


미국의 중고차 가격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중고차 가격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


폭스뉴스에 따르면 중고차 가격도 오름세이긴 마찬가지.

켈리블루북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산 뒤 매달 내는 할부금은 현재 평균 544달러(약 7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만하임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지난달 1월 중고차 평균 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해 15% 하락했던 추세가 올들어 반전된 셈이다.

만하임의 모기업인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이는 신차 가격이 부담스러워진데다 고물가 여파까지 겹치면서 중고차 수요가 이례적으로 폭증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