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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지방정부 숨겨진 빚 2500조원 유동성 위기 새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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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지방정부 숨겨진 빚 2500조원 유동성 위기 새 뇌관

지방정부융자기구, 파산위기 부동산 개발업체 채권 보유 부담 가중
중국의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LGFV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LGFV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손꼽히는 지방정부 부채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외신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신용평가사 S&P글로벌 레이팅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지방정부융자기구(LGFV)가 약 13조5000억위안(약 2526조원) 규모의 역내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자금난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백기사'로 나서면서 부채부담이 가중돼 음성 부채 문제가 악화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LGFV 마저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자율 급등과 투자자들의 우려 증가로 LGFV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1500억위안 규모의 채권 발행을 철회했다.
화안증권에 따르면 1월에 22개의 중국 LGFV 채권 발행사가 기업어음(CP)을 미상환했다. 이는 지난달보다 5개 더 많은 숫자로, LGFV 채무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S&P글로벌 레이팅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4분기에 중국의 LGFV에 대한 순 자금 조달(신규 위안화 채권 발행에서 만기를 뺀 금액)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데이터는 1월에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489억위안(약 9조1496억원) 규모다.

감소된 채권거래 규모와 자금 조달 경색은 중국 부채 시장에 어음 미상환과 유동성 악화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담당하는 특수목적법인인 지방정부융자기구(LGFV)는 지방정부의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LGFV의 채무는 지방정부의 채무로 계산되지 않으며 각 LGFV의 채무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는 공식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게 LGFV가 중국의 숨겨진 빚이자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LGFV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대규모 코로나 관련 지출로 인해 중국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 중 하나로 떠올랐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간 LGFV를 규제하고 차입 비율을 낮추려고 노력해 왔지만 중국 부동산 위기와 코로나 관련 비용 급증으로 중국 지방 정부는 LGFV를 통해 토지를 판매해 2조2000억위안을 조달하는 등 LGFV관련 부채는 더 커지고 질이 악화됐다.

LGFV 제도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지방정부가 부동산개발업체에 토지사용권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 별 문제가 없다.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 수입에서 토지 사용권 매각은 평균 30%를 차지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불황이 되면서 지방 정부는 부족해진 재원을 충당하고 토지 거래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토지사용권을 LGFV에 떠넘기기 시작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자신의 돈으로 자신의 토지를 다시 사는 모양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토지 판매로 인한 지방 정부 수입은 지난해 23% 감소했으며 LGFV의 재정건정성은 현저히 악화됐다.

예를 들어 광둥성 광저우 시 정부가 지원하는 LGFV는 지난달 헝다가 추진하던 8만석 규모 축구장 부지를 매입하면서 완공 책임을 지게 됐다.

그런데 헝다는 건설에 필요한 120억 위안(약 2조2천771억원) 가운데 20억 위안(약 3천795억원)만 투자한 상태여서 LGFV의 부담은 크게 늘었다. 지방정부가 건설사들의 부실을 떠맡게 되는 셈이다.

LGFV 발행 채권이 중국 역내 회사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LGFV 시장의 문제는 중국 시장 전체로 커질 수 있다. 외신은 이번 위기 과정에서 디폴트를 선언한 LGFV는 아직 없지만 향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재정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은 중국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재정 적자가 8조96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확산 첫해인 2020년 8조7200억 위안보다 큰 규모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인 재정 적자율 목표를 2.8%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7.4%로 조사됐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