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체 인텔이 22일(현지시간)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배당을 대폭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배당주 가운데 하나인 인텔이 배당을 줄이기로 발표하자 주가는 하락했다.
배당, 36.5센트에서 12.5센트로
이날 삭감으로 인텔 배당률은 5.6%에서 1.9%로 급격히 낮아졌다.
인텔은 "자본 배분에 관한 이사회의 심사숙고 끝에 나온 결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단기적인 배당 삭감을 발판 삼아 재무구조를 개선해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인텔은 보도자료에서 배당을 줄여 마련한 돈으로 인텔의 장기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3년만에 첫 배당 삭감
이번 배당 삭감은 2000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팻 젤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에서 이사회가 신중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인텔은 성장 잠재력을 확보한 뒤 '시간을 갖고' 배당을 다시 늘리겠다고 밝혔다.
23년 만의 첫 배당 삭감이지만 시장 반응은 실상 조용했다.
배당 삭감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크게 변동하지 않다가 오후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뒤 주식시장이 하강 흐름을 보이자 낙폭이 확대됐을 뿐이다.
예견된 삭감
인텔의 배당 삭감 결정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었다.
인텔은 최근 분기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6억6400만달러 순손실을 공개한 바 있다.
1년 사이 46억2000만달러 흑자가 6억달러 넘는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인텔은 지난달 27일 장 마감 뒤 저조한 분기실적과 함께 어두운 실적 전망을 발표한 충격으로 시간외 거래에서 8% 넘게 폭락했고, 27일에는 6.4% 폭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인텔 실적 부진의 끝이 안보인다면서 인텔의 신제품조차 경쟁사인 AMD에 밀려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인텔 제품 가운데 가장 마진이 높은 핵심 제품군인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가 AMD의 그늘에 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 서버용 반도체는 가성비에서 AMD의 제노아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텔은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서버반도체 부문에서 매출이 33%, 영업이익은 84% 급감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인텔의 이날 배당 삭감률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이 배당을 주당 1.27달러에서 0.90달러로, AT&T가 지난해 초 배당을 절반 가까이 삭감한 것이 최근 주요 사례였다.
이날 인텔은 0.59달러(2.26%) 하락한 25.47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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