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그룹이 23일(현지시간) 폭락했다.
전날 장 마감 뒤 공개한 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다만 장중 17%를 웃돌던 낙폭은 오후 들어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선 덕에 좁아졌다.
이날 로즈타운 모터스가 자사 전기픽업트럭 인듀어런스 리콜과 함께 생산과 출고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것도 루시드 주가 폭락세를 부추겼다.
생산 목표, 시장 예상 절반
루시드는 전날 장 마감 뒤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생산 목표 대수를 1만~1만4000대로 제시했다.
1만대를 기준으로 이는 월스트리트 전망치 2만대의 절반 수준이다.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가 재확인됐다.
'제2의 테슬라' 리비안 자동차도 지난해 생산목표를 절반으로 낮춘 바 있다.
루시드에 드리운 그림자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인기가 크게 식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8일 실적발표 당시 루시드는 전기차 주문 예약이 3만4000대라고 밝혔지만 이날은 21일을 기준으로 예약 규모가 28만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루시드는 나아가 앞으로는 예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주문 예약이 기대에 못미치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루시드는 이날 장중 낙폭이 17%에 이르러 2021년 12월 9일 18.3% 낙폭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최악의 날을 맞기도 했다.
목표주가 하향
배런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루시드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증권 애널리스트 존 머피는 추천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는 18달러에서 10달러로 낮췄다.
머피는 올해 생산 예상 대수 1만~1만4000대는 예상을 상당히 하회하는 수준이라면서 생산이 예상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루시드가 더 빨리 자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피는 올해 2만7000대 생산을 전망한 바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 안드레스 셰퍼드는 '매수' 추천의견은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18달러에서 13달러로 떨어뜨렸다.
셰퍼드는 지속적인 마이너스 마진 속에 생산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그만큼 유동성 문제가 확대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루시드의 자체 전기차 기술이 업계를 주도할 정도로 탁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루시드는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담당 애널리스트 11명 가운데 단 4명, 36%만이 매수 추천을 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종목의 평균 매수 추천 비율 58%를 크게 밑돈다.
목표주가 평균치도 수일 사이 약 1.50달러 떨어져 12달러에 못미치고 있다.
이날 루시드는 1.19달러(11.92%) 폭락한 8.79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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