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은 없다고 강조했던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9일(현지시간) 사실상의 대규모 감원 계획을 내놨다.
이른바 희망퇴직이다.
퇴사를 원하는 직원들에게 이직을 위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보상도 해주는 '자발적 바이아웃(buyout)'을 발표했다.
GM은 미 사무직 직원들 '대다수(majority)'에게 희망퇴직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전세계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약 5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지 1주일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 계획이 나왔다.
비용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자동차가 최근 13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을 밝히면서 촉발된 전기차 업체들의 현금 부족 문제가 재부각됐다.
통상 감원 계획이 나오면 주가가 오르는 것과 달리 GM은 유동성 부족 문제가 제기되면서 급락했다.
5만8000명 사무직 '대다수'가 대상
CNBC,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매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2년에 걸쳐 구조조정을 통해 20억달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미 사무직 직원 5만8000명 '대다수'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자발적 분리 프로그램(Voluntary Separation Program, VSP)'라는 이름의 희망퇴직은 6월 30일 기준으로 근속연수 5년 이상인 미 정규직 직원 모두가 신청할 수 있다.
미 이외 지역에서는 근속 연수가 2년 이상인 관리직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GM은 희망퇴직을 통해 세전 기준 15억달러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 비용 대부분은 올 상반기 희밍퇴직 대상 직원들에게 주는 현금 보상금이다.
바라 CEO는 희망퇴직을 받으면 향후 비자발적인 감원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띠 졸라매는 자동차 업체들
GM의 대규모 희망퇴직은 전기차 투자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경기둔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고금리 속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전쟁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테슬라는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마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GM처럼 전기차에 이제 막 발을 들여 놓은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전기차 적자를 메꾸는 터라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앞서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4분기 비용상승 속에 20억달러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그 여파로 지난달 유럽 지역에서 수년에 걸쳐 38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제2의 테슬라'라는 별명이 있는 리비안은 6일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13억달러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이날 사실상의 감원을 발표한 GM은 1.94달러(4.88%) 급락한 37.82달러로 마감했다.
GM은 그러나 올 전체로는 14% 상승세를 유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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