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가 23일(현지시간) 폭락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주가 폭락을 불렀다.
암호화폐 상승세 속에 21일 장중 10%가 넘는 폭등세를 기록하는 등 최근 상승세를 타던 것과 대조적이다.
US타이거증권이 20일 코인베이스 1년 뒤 목표주가를 20일 당초의 3배가 넘는 200달러로 높여잡은 것이 무색할 정도의 폭락세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대규모 감사가 임박했다고 발표했고,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 전망을 쏟아냈다.
코인베이스 충격은 경쟁사인 온라인 무료 주식·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주가에도 영향을 줬다.
SEC 조사
배런스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전날 SEC가 코인베이스에 조사가 시작될 것임을 통보하는 이른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보냈다고 밝혔다. SEC가 예비조사에서 혐의점을 발견했고, 이에따라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는 뜻이다.
코인베이스는 SEC 조사가 자사의 핵심 트레이딩 영업, 금리 서비스, 기관거래 솔루션, 관리 서비스 등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SEC의 이번 조사는 단순히 미 암호화폐 거래의 핵심인 코인베이스 뿐만 아니라 미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들에 대한 추가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에도 각국의 규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 규제의 틀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우울한 전망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 댄 돌레브는 22일 분석노트에서 SEC 조사는 코인베이스 주가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악재라고 우려했다.
돌레브는 "심지어 단기적으로 혼란이 없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 외의 대체코인(알트코인)들 역시 결국에는 등록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어서 등록신청 거부 위험이 코인베이스의 매출 창출 능력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즈호는 코인베이스 '실적하회(매도)' 추천의견을 유지했다. 그러나 목표주가는 이전과 같은 30달러를 제시했다.
오펜하이머의 오웬 라우 애널리스트도 SEC 조사 통보 소식에 코인베이스 추천의견을 '실적상회(매수)'에서 '시장실적(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도 하향조정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JP모건은 코인베이스 '중립' 의견을 유지했지만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대체코인
미즈호의 돌레브는 SEC 조사가 몰고 올 후폭풍 가운데 코인베이스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위험요인이 대체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 외에 다른 암호화폐들, 이른바 대체코인도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를 지속하려면 등록토록 규정이 강화될 경우 SEC기 등록신청한 코인 가운데 25%는 반려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규제강화로 코인베이스의 다른 부문 매출이 타격을 입는 와중에 대체코인 거래마저 위축되면 답이 없다고 돌레브는 지적했다.
로빈후드
암호화폐로도 시장 영역을 넓힌 로빈후드 역시 코인베이스에 대한 SEC 조사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비록 SEC의 단골 조사 대상인 암호화폐 금리 상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지만 SEC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암호화폐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서다.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코인베이스가 SEC 조사로 타격을 입는 시기에 로빈후드는 암호화폐 거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장기적으로는 코인베이스의 규제 강화가 로빈후드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로빈후드가 이전 암호화폐 강세장에서 암호화폐 거래 비중을 대폭 늘렸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주력이 아니고, 여전히 옵션거래가 주력이기 때문에 그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날 코인베이스는 10.84달러(14.05%) 폭락한 66.30달러로 추락했다.
로빈후드도 0.36달러(4.03%) 급락한 8.57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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