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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위터 계정 유료화' 역풍 "이 정도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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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위터 계정 유료화' 역풍 "이 정도일 줄이야"

머스크 강행 선포에 공공기업·유명인사들 "한 푼도 못 내" 반발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사진=로이터/FT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사진=로이터/FT
공짜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그동안은 누구나 무료로 계정을 만들어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회사가 된 글로벌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소셜미디어 공짜 시대의 막을 내리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광고에 사실상 의존해왔던 소셜미디어의 수익구조를 대수술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트위터는 당초 예고한 대로 1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큰 정부기관, 주요 언론사, 유명인사 등을 대상으로 본인 인증 여부를 확인한 뒤 부여했던 블루 체크(파란색 체크 표시)를 삭제하고 나섰다.
트위터는 “미국과 호주 등에서 제한적으로 제공됐던 유료 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파란색 계정 인증 마크를 유지하려면 기업이나 기관 계정의 경우 월 1000달러(약 132만원), 그에 속한 개인의 경우 월 8달러(약 1만원)를 내야 한다고 밝혀 블루 체크 서비스를 통한 유료화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음을 숨기지 않았다.

단체로 요금을 내든, 개인적으로 요금을 내든 알아서 선택해야만 블루 체크 인증 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돈을 내지 않은 계정은 트위터의 추천 피드에서 사라지고 트위터에서 진행되는 설문조사에도 참여할 수 없다고 머스크는 밝혔다.

그러나 ‘트위터 블루’라는 이름의 이 유료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기가 무섭게 거센 역풍을 맞고 있고, 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 NYT 등 유력언론‧백악관‧유명인사 거부 입장 발표 잇따라


미국 뉴욕에 있는 뉴욕타임스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에 있는 뉴욕타임스 본사. 사진=로이터

2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3대 일간지에 속하는 뉴욕타임스(NYT)가 트위터 블루 때문에 돈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NYT는 “우리는 트위터에서 약 55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으나 트위터 공식 계정을 인증받기 위해 돈을 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NYT는 “보도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사 소속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 유료 인증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체 요금이든 개인 요금이든 낼 생각이 없다, 즉 트위터 블루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NYT는 “트위터의 사내 문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트위터는 광고 집행 규모가 가장 큰 광고주 500곳과 팔로어가 가장 많은 기업 1000곳에 대해서는 예외로 취급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해 머스크의 행보가 형평성도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NYT뿐만이 아니다. CNN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유력지는 물론이고 버즈피드, 폴리티코, 폭스를 비롯해 영향력이 큰 온라인 매체들도 트위터의 행보에 장단을 맞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뉴스 전문 방송매체인 CNN도 “돈을 낼지 말지를 놓고 현재 사내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거부 대열에 동참하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도 거부 입장을 밝혔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소속 직원들에게 “직원들의 트위터 계정 인증에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유명인사 가운데서도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 프로농구 선수로 유명한 르브론 제임스는 최근 올린 트윗에서 “내 트위터 계정에서 파란색 체크가 곧 사라질 것 같다”면서 “월 8달러는커녕 5달러도 아깝다”고 밝혔다.

유명 영화배우 잭 블랙도 최근 버라이어티와 한 인터뷰에서 “트위터 계정 인증을 유지하려고 굳이 돈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돈을 내는 것 자체가 아주 못마땅한 일”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 머스크, “NYT는 재미도 없는 선동 매체” 맹비난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2일(현지 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가 2일(현지 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이 같은 반응을 마치 예상한 듯 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머스크는 특히 2일 트위터에 잇따라 올린 글에서 NYT에 맹폭격을 가했다.

그는 이 트윗에서 “NYT의 진짜 비극은 그들의 선동이 이젠 재미마저도 없다는 것”이라면서 “설사하듯 배설하는 그들의 주장은 차마 봐주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NYT는 차라리 주요 기사만 트위터에 올렸더라면 트위터에서 더 많은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면서 “다른 매체들도 다를 바 없다”고 덧붙여 NYT뿐만 아니라 트위터 블루 서비스 구독을 거부하고 나선 언론사들도 싸잡아 비난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