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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표’ 전기차 확대, 소비자가 최대 장벽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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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표’ 전기차 확대, 소비자가 최대 장벽인 이유

AP통신-시카고대 부설 에너지정책연구소 공동 여론조사 결과, 美 소비자 절반 “전기차로 갈아탈 생각 없어”



전세계 주요 지역별 전기차 신차 등록 추이 및 전기차 비중 추이. 사진=퓨리서치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전세계 주요 지역별 전기차 신차 등록 추이 및 전기차 비중 추이. 사진=퓨리서치센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 환경보호청(EPA)을 통해 종전보다 진전된 내연기관차 퇴출 및 전기차 보급률 확대 방안을 1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EPA는 오는 2032년까지 미국에서 출시되는 모든 신차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최대 67%로 크게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기차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모든 신차의 절반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발표한 내용보다 공격적인 전기차 육성 전략이라는 점에서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이같은 목표가 실제로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따르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이 야심찬 계획에 맞춰 종전보다 보폭을 크게 늘려야 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미국 소비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미국 소비자들의 생각은 ‘바이든표’ 전기차 확대 계획이 매우 험난한 과정을 겪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전기차로 갈아타겠다는 美 소비자 19% 그쳐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야심찬 전기차 확대 행보와 관련해 이목을 끌고 있는 문제의 여론조사는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공동 설립한 ‘AP-NORC 센터’와 시카고대 부설 에너지정책연구소(EPI)가 공동으로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미국 성인 5408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그 결과 ‘다음에 차를 산다면 전기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4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힌 응답자는 1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를 실제로 사겠다는 의지가 강한 소비자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보급률을 대폭 끌어올리는 계획을 아무리 열심히 추진하더라도, 제조업체들이 이에 부응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왜 절반 밖에 안되나…‘충전소 부족’ 가장 큰 이유


앞으로 전기차로 갈아타겠다는 미국 소비자가 절반에 그친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거론됐지만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이 아직은 불편한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약 80%가 “충전소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에 전기차를 아직 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도시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이나 전원지역에 사는 소비자들이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P-NORC 센터의 제니퍼 벤츠 부소장은 “미국 소비자들의 상당수는 전기차를 사고 싶은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만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가 아직 충분히 설치되지 않은 문제에다 내연차에 비해 전기차를 살 때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큰 문제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벤츠 부소장은 “사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사지 못하게 하는 이런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정책을 펴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구입 비용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 펴야”


이를 바꿔 말하면 EPA가 내놓을 예정인 내연차 퇴출 방안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미국 정부가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내연차의 배기가스 배추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에 대해 찬성 의견을 보인 응답자는 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캘리포니아주가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신차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이번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의 27%만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소비자들이 생각하기에 더 중요한 정책은 전기차를 살 때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주는 방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약 990만원)까지 세액공제 해주는 새 제도에 대해 응답자의 49%가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

이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세액공제와 금전적 인센티브가 부여돼야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소비자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정부 재정을 대폭 투입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6%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