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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 ‘12년째 인구 감소’…대안으로 ‘이민’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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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日 ‘12년째 인구 감소’…대안으로 ‘이민’ 뜨는 이유



일본의 인구 감소 추이. 사진=일본 총무성 통계국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인구 감소 추이. 사진=일본 총무성 통계국

줄곧 우려된 대로 일본의 심각한 인구 감소 추이가 거듭 확인됐다.

12일(현지 시간) 일본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를 지난해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1억2449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과 비교해 55만6000명 감소한 것으로 12년 연속 줄어드는 기록을 세웠다.
많은 이들의 짐작처럼 일본이 인구 감소의 늪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악 수준의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때문으로 분석됐다.

인구 감소는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지만 특히 향후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을 시급히 요구하는 위기다.

경제활동에서 벗어난 노령인구의 비중이 커지면서 노동시장의 규모도 축소될 수밖에 없고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노동시장의 공백을 메울 젊은 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악순환을 거듭할 수밖에 없어서다.

일본 정부가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거대한 물결을 헤쳐나갈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이번 발표를 계기로 그나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가지 대안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일본의 12년 연속 인구 감소와 이민 문제


지난해 동안 캐나다 인구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캐나다 통계청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동안 캐나다 인구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캐나다 통계청


그것은 바로 캐나다 인구가 오히려 늘어나는 데 큰 몫을 한 ‘친(親)이민’ 정책이다.

전 세계적인 저출산 위기 속에서 캐나다 통계청이 최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인구는 지난해 39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0만 명 이상 늘어난 결과이자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폭의 인구 증가여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더 중요한 사실은 캐나다 정부가 밝힌 인구 증가 이유다. 캐나다 통계청은 “늘어난 인구 100만여 명 가운데 95.9%가 이민자였다”면서 “지난해 인구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은 이민자가 그만큼 크게 늘어난 덕분”이라고 밝혔다.

◇ 일본 이민 정책의 현주소


그렇다면 현재 기준 일본의 이민 정책의 현주소는 어떨까. 닛케이아시아와 CNN의 분석에 따르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공존한다.

닛케이아시아가 일본 총무성의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해 받아들인 이민자는 총 29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 1950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 기록이라고 닛케이아시아는 설명했다.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규모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82만 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가 늘어난 것 자체는 일본 경제를 버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맞지만, 문제는 아직은 큰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라는 데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인구가 지난해 12년째 감소한 가운데 경제활동이 가능한 국민 역시 전년 대비 47만2000명 감소한 7173만 명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이민자의 증가가 고용인구가 줄어 발생하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 일본, 이민자에 가장 폐쇄적인 사회


이민자를 수용하는 것에 대한 주요 선진국 국민의 긍정론과 부정론. 일본과 그리스 국민의 폐쇄성이 유독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퓨리서치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민자를 수용하는 것에 대한 주요 선진국 국민의 긍정론과 부정론. 일본과 그리스 국민의 폐쇄성이 유독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퓨리서치센터


그러나 CNN은 일본의 인구가 12년 연속 감소한 사실을 13일 전하면서 주요한 배경의 하나로 일본 사회의 ‘폐쇄성’, 즉 지난 1955년 창당한 이래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60년 넘게 장기 집권하고 있는 보수성향의 자민당 정부가 고수해온 ‘폐쇄적인 이민 정책’을 꼽았다.

CNN은 “단적인 예로 이민자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의 경우 14%에 육박하지만, 일본은 지난 2021년 현재 2.2%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일본만의 폐쇄적인 이민 정책이 자민당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 국민 사이에 이민자를 반기지 않는 정서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것.

실제로 이는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021년 10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바 있다. 17개 경제선진국 국민을 대상으로 이민자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일본과 그리스 국민만 이민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과 정반대로 조사에 참여한 일본과 그리스 국민의 절반 정도가 이민자를 받아들이면 사회적인 다양성이 커진다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더 살기 나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폐쇄적인 이민 정책에 관해서라면 일본과 거의 동급으로 취급받는 한국도 이 조사에서 긍정적인 의견이 59%, 부정적인 의견이 36%로 나타난 점을 고려하면, 이민자에 대한 일본 사회의 폐쇄성은 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