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표 및 연설 일정
4월 18일=3월 신규주택착공·주택착공허가,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연설, 존슨앤드존슨,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뉴욕멜론은행, 넷플릭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스, 웨스턴 얼라이언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 실적
4월 19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베이지북,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연설, 트래블러스, 모건스탠리, US뱅코프, 애보트, 베이커휴스, IBM, 테슬라, 알코아 실적 발표
4월 20일= 주간 실업보험청구건수, 4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기존주택판매, 경기선행지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연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연설, AT&T, 아메리칸익스프레스, DR호턴, 오토네이션, 블랙스톤,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피프스 서드 뱅크, 코메리카, TSMC 실적 발표
로이터 통신은 17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는 등 신중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없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옐런 장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 여파를 막으려는 정책적인 조치로 예금 유출이 안정화되고 상황이 진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는 "이런 환경에서 은행들은 좀 더 신중해지려고 한다"며 이미 대출 기준을 강화하던 은행들이 이번 일로 대출 제한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닛 옐런 장관은 이런 움직임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 일각에서는 재닛 옐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사실상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금융기관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가운데 월가 수장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각 금융기관은 시스템으로 묶여 있는 만큼 추가 파산이 현실화할 경우 또 언제든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2010년대와는 다른 ‘더 높은 금리’ ‘더 높은 물가’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JP모건은 두드러진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올해 1분기 4.10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올리며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41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은 383억5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361억3000만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지난달 말 고객 예금은 지난해 12월 말보다 370억달러 급증한 2조3800억달러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이 중소형은행에서 돈을 빼 대형은행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은행 위기가 JP모건체이스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콘퍼런스콜에 나선 다이먼 회장은 비관적 메시지를 냈다. . 그는 “우리는 6%에 가까운 기준금리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며 “JP모건체이스의 모든 고객들에게 ‘당신의 기업과 당신의 비즈니스와 당신의 투자가 더 높아진 금리에 따른 과도한 위험에 처하지 말게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중소형은행 불안은 결국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이먼 회장은 “다른 지역은행들도 꽤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추가적인 은행 파산의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회장은 “소비자들은 계속 돈을 쓰고 있고 기업들은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1년간 봤던 경제 먹구름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은행권 혼란은 이런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은행권 불안 △매파적인 연준 △불확실한 대(對)중국 관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거론하며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들”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큰 손’ 블랙록을 이끄는 핑크 회장 역시 금리 위험을 강조했다. 블랙록은 올해 1분기 7.93달러의 EPS를 기록하면서 월가 예상치(7.78달러)를 웃도는 호실적을 보였다. 핑크 회장은 CNBC와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초에는 경기 침체가 닥칠 수 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낙관론을 폈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연준이 벌이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달려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더 오래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50bp 혹은 75bp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4.75~5.00%에서 최고 5.50~5.75%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월가 컨센서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핑크 회장은 “금융시장은 이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고객들은 까다로운 경제 환경에 대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더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그것이 지금 보고 있는 일”이라고 했다.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 나와 “(최근 은행권 불안이) 올해 말 미국 경제의 얕은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특히 1분기 내내 소비 지출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소 지역은행들의 붕괴 위기 속에서 오히려 대형은행들은 어닝서프라이즈를 냈다. 격한 금리인상과 대형은행으로의 예금 이동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26억2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2% 급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잇따른 붕괴로 불안감을 느낀 미국인들이 체이스은행과 같은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옮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3위 은행인 씨티그룹은 1분기 순이익이 46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개인 소매금융 부분의 매출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급증했다. 4위 은행인 웰스파고도 1분기 순이익이 50억달러에 육박, 전년 동기보다 32% 급증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은행들의 실적 호조에도 미국의 소비를 가늠하는 소매판매가 감소하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지난 주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3.22포인트(0.42%) 하락한 33,886.4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58포인트(0.21%) 떨어진 4,137.64로, 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2.81포인트(0.35%) 밀린 12,123.47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3월 소매판매와 은행들의 1분기 실적, 연준 당국자들의 금리 인상 발언 등을 주목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1% 줄어든 6천91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5%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미국의 소비는 2월에 0.2% 줄어든 데 이어 3월에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소비의 감소는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길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회원국의 지분을 뜻하는 출자할당액(쿼터)에 대한 개혁 논의를 가속하기로 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미국이 각국의 경제 규모를 반영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인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경제장관은 10월 모로코에서 열리는 IMF 차기 총회 때까지 상당한 진전을 목표로 쿼터 개혁 논의를 가속해 12월 15일까지 검토를 마무리하겠고 말했다. iMFC는 IMF의 정책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자문기구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IMFC에 성명을 보내 "IMF 재원과 관련해 나는 전반적인 재원이 여전히 적절하다고 본다"며 "동시에 IMF는 공정하고, 회원국의 경제 규모를 무엇보다 먼저 반영하는 새로운 쿼터 방식에 대한 약속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IMF의 최대 주주이자 거부권을 보유한 미국은 그동안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및 기타 신흥국들의 지분을 키우는 IMF 쿼터 개혁을 반대해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