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11일(현지시간) 9% 가까이 폭락하며 주식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가입자 감소는 좁게 보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디즈니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뜻이면서 더 크게 보면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든다는 소비둔화 전조다.
가입자 감소
디즈니는 전날 장 마감 뒤 실적발표에서 매출과 순익이 모두 시장 전망과 부합했지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인 디즈니플러스(+)에서 고전했음을 확인했다. 가입자가 400만명 줄었다.
다만 디즈니는 가입자 감소를 구독료 인상으로 보충해 스트리밍 사업 부문 영업 손실을 4억달러로 좁히는데는 성공했다.
비록 손실을 좁혔다고는 하지만 가입자 감소 충격은 워낙 컸다. CNBC에 따르면시장에서는 100만명 넘게 가입자가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가입자가 증가 큰 폭의 증가 예상과 달리 대폭 감소했다는 소식은 상당한 악재였다.
이 때문에 디즈니 주가는 전일비 8.83달러(8.73%) 폭락한 92.31달러로 미끄러졌다.
스트리밍 경쟁심화
디즈니 가입자 감소는 디즈니가 스트리밍 시장 경쟁 격화 속에 고전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분석 책임자 폴 버나는 디즈니가 경기전망 악화 속에 넷플릭스와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버나는 디즈니가 이번에 그랬던것처럼 올 후반 추가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피할 수는 있겠지만 이후에는 추가 가격 인상 여력이 사라져 대응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SVB 모펫네이선슨은 ‘실적상회(매수)’ 추천은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130달러에서 127달러로 하향조정했다.
테마파크 내성, 오래못 간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는 예상과 달리 테마파크 부문에서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입장료부터 놀이기구 탑승료, 높은 음식값, 기념품 가격 등 테마파크를 한 번 찾으면 엄청난 지출을각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경기둔화 속에서도 테마파크에 탐닉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들이 팬데믹으로 억눌려 있던 테마파크 관람을 비용 부담 속에서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보복소비는 크루즈 업계 실적에서도 확인된 흐름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리서치 업체 뉴 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는 11일 분석노트에서 디즈니 테마파크가 예상을 깨고 1분기에도 두 자리수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이 흐름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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