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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로존 인구 감소, 2020년부터 시작…위기의 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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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로존 인구 감소, 2020년부터 시작…위기의 신호인가?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인구 위기 관련 컨퍼런스에서 이탈리아의 저출산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교황청이미지 확대보기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인구 위기 관련 컨퍼런스에서 이탈리아의 저출산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탈리아의 인구 위기에 공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이탈리아 저출산재단과 이탈리아 가족협회포럼 후원으로 열린 인구 위기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의 가정 친화적이지 못한 문화적 환경이, 가족의 권리가 개인의 권리에 밀려나는 현상이 이탈리아 인구 위기의 주범”이라며 인구 위기가 닥친 것은 가족이라는 가치를 저버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이탈리아 인구는 증가하기는커녕 3% 감소한 것으로 이탈리아 통계청이 최근 발표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을 기준으로 할 경우 7명을 밑돌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을 기준으로 해도 1.24명에 불과했다.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의 합계출산율 0.78명보다는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 1.59명은 확실히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인구 위기는 이탈리아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위기의 먹구름이 유럽연합(EU) 지역 전체를 덮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U의 통계청 격인 유로스태트가 최근 발표한 ‘2023년 EU 인구 현황’ 보고서의 골자다.

◇유로존 인구 4억4674만명…2020년 이후 약 60만명 감소


유럽연합(EU)의 인구 추이. 사진=유로스태트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의 인구 추이. 사진=유로스태트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의 인구 증가가 지난 2020년부터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이 2020년부터 인구 위기 국면에 진입했음이 확인됐다는 뜻이다.

그래프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EU 회원국 인구는 2020년부터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4억4749만명이었던 것이 2021년 4억4700만명, 2022년 4억4674만명으로 내리 감소했다.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6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유로존에서 줄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인구가 감소세로 들어선 배경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망률은 높아지고 출생율은 낮아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노령자를 중심으로 한 사망률 증가도 한몫을 했다.

EU 회원국별로 보면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인구가 전체의 19%인 8320만명으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프랑스가 15%(6790만명)로 2위, 이탈리아가 13%((5900만명)로 3위, 스페인이 11%(4740만명)로 4위, 폴란드가 8%(3770만명)로 5위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1월과 지난해 1월 사이의 인구 감소 폭으로 보면 이탈리아가 1.0%(61만1000명)로 으뜸을 차지했고 폴란드가 0.8%(30만4000명)로 2위를 기록했으며 크로아티아와 그리스의 감소 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인구가 늘어난 EU 국가는 단 8곳으로 프랑스가 0.8% 증가해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EU 조출생율 2001년 10.2명→2021년 9.1명


유럽연합(EU)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새로 태어난 사람의 비율) 추이. 사진=유로스태트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새로 태어난 사람의 비율) 추이. 사진=유로스태트


유로존이 인구 감소 국면에 들어선 가장 큰 이유는 출생률은 주는 대신 사망률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10.2명이었던 EU의 조출생률은 지난 2021년 현재 9.1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출생률이 특히 낮은 곳은 이탈리아(6.8명), 스페인(7.1명), 포루투갈(7.7명)인 것으로 집계됐고 높은 곳은 12명을 기록한 아일랜드와 11.4명을 기록한 키프러스, 공히 11명을 기록한 스웨덴과 프랑스 정도였다.

반대로 인구 1000당 새로 사망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조사망률은 2001년 9.9명이었으나 지난 2021년에는 11.9명으로 증가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망한 사람의 규모도 지난 2020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176만2000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EU 노령인구 2002년 16%→2022년 21%


EU 회원국의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 증가 추이. 사진=유로스태트이미지 확대보기
EU 회원국의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 증가 추이. 사진=유로스태트


65세 이상의 노령인구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02년 EU 전체 인구에서 노령자가 차지한 비중은 16%였으나 지난해는 21%로 크게 늘어났다. 핀란드가 8%포인트 증가해 노령인구 증가 폭이 가장 컸다.

80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만 살펴보면 2002년 3.5%에서 2022년 6.1%로 늘어나 증가 폭이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의 초고령 인구 증가 폭이 3.5%P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