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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키스톤 송유관 기름유출사고는 용접 부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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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키스톤 송유관 기름유출사고는 용접 부실 탓"

현재까지 올림픽경기 수영장 2곳 채울 2만6천 배럴 유출
2022년 12월 캔자스주 워싱턴 카운티 한 교외에서 거의 10여년만에 미국 최대의 기름 유출사고로 기록된 키스톤 송유관 유출사고 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12월 캔자스주 워싱턴 카운티 한 교외에서 거의 10여년만에 미국 최대의 기름 유출사고로 기록된 키스톤 송유관 유출사고 현장. 사진=로이터
지난해 12월 키스톤 송유관의 두 연결 부문 한 곳이 파열되면서 1만2000배럴 이상의 중유가 캔자스 강을 오염시키는 재앙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 재앙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 중이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10여 년 전 미국 규제당국은 키스톤 역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을 촉발할 용접 방식에 사고의 발생 원인이 숨어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또한 2010년 키스톤이 운영을 시작한 이래 송유관 및 유해물질 안전국(Pipeline and Hazardous Materials Safety Administration. 이하 PHMSA)은 운영업체인 TC에너지사(TC Energy Corporation)에 키스톤의 관행적인 운영 및 구축 과정이 안전 위험 요소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최소 5회 이상 통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캐나다의 오일 사막지대에서 미국 심장부를 통과하는 4324㎞의 송유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출의 심각성이 증가하면서 12년 동안 거의 24건의 사고를 겪었다고 한다.
PHMSA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미국 내 다른 어떤 송유관보다 많은 석유가 유출되었다고 한다. 또한 최근 유출 사고가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에 공개된 사고 원인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누출 사고로 이어진 것과 동일한 시공 결함으로 인해 송유관의 다른 부분이 손상을 받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정부 기록에 따르면 TC에너지사는 송유관 압력을 한계 수준까지 끌어올려 일반적으로 더 많은 석유를 보내 비용을 절감하고 있었다. 미국 규제당국이 그 위험성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승인해 주었고 악화되는 유출 사고를 줄이기 위한 최고의 행정조치 집행을 자제해 왔다고 한다.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 에너지 흐름의 혼란이 정치적 의지와 새로운 미국 송유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를 되살리면서 키스톤의 과거 기록은 그러한 시스템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규제기관 및 송유관 관련 기업에 기술 자문을 하는 워싱턴 소재 컨설팅회사인 레드몬드의 리처드 쿠프레비츠 사장은 "일부 송유관은 수십 년 동안 사고 없이 운영된다"며, "수없이 많이 파열 사고를 겪었다는 사실은 무언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강조했다.

TC에너지사는 "우리가 운영하는 송유관 관할 구역의 모든 규제 및 코드 요구 사항을 충족했거나 초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TC에너지사는 송유관 석유 유출 사고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어떤 안전사고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발생할 경우 환경을 완벽하게 개선하고 모든 이해 관계자와 그 영향을 고려하는 퍼펙트한 대응을 보장했다"고 회신해 왔다고 한다.

PHMSA 또한 관련 질문에 대해 TC에너지사가 송유관 안전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책임 있는 당사자 또는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강제조치 또는 준수사항을 적절하게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PHMSA 기록에는 키스톤의 오래된 건설과정 상 사고 이력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회사가 적절한 자격을 갖춘 직원을 고용하고, 위험 평가 의무사항을 수행하고 부식 방지 조치를 시행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스톤보다 훨씬 더 큰 송유관 시스템을 관리하는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 오퍼레이팅(Enterprise Products Operating LP)과 테네시 가스 파이프라인(Tennessee Gas Pipeline Co.) 두 곳의 운영사만이 더 많은 소위 시정 조치 명령이 내려지고 있다.

여러 면에서 키스톤은 기존 미국 송유관 규정의 범위 밖에서 운영될 수 있는 특별 권한을 가진 송유관 시스템이다.

먼저, TC에너지사는 정부회계(GAO)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것보다 더 얇지만 더 강한 유형의 강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또한 이 회사는 미국의 다른 어떤 송유관보다 높은 압력 수준에서 송유관을 가동할 수 있는 허가를 원했다. 즉,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72%보다 더 높은 소위 "지정된 최소항복강도"(SMYS)의 80%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렇게 되면 키스톤은 송유관 크기를 늘리지 않고 더 많은 석유를 수송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규제당국은 두 가지 요청사항을 허가해 주었다. 그 이후 바로 문제가 드러났다.

GAO에 따르면 키스톤이 건설을 시작한 같은 해인 2008년에 연방 검사관들은 TC에너지사 및 기타 송유관 운영사에 파이프를 공급한 회사에서 제조한 송유관에서 품질 문제를 확인했다고 한다. 일부 파이프는 강도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특정 압력으로 작동할 때 변형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PHMSA는 TC에너지사 및 다른 관련 회사들에 해당 영향을 받는 송유관을 검사하고 필요에 따라 부분 교체를 명령했다. 이 교체 작업에만 수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또한 키스톤은 2010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최소항복강도(SMYS) 즉,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도록 요구받았다.

그 직후, 검사관들은 둘레 용접이라고 불리는 특정 유형의 파이프 연결 부위가 서로 다른 두께의 파이프를 연결할 때 용접 실패가 나는 경향이 있다고 확인했다. 미 사우스다코타주의 키스톤 세그먼트에서 정수압 테스트 중에 이러한 고장이 발생했다. PHMSA는 계속해서 그러한 용접에 대한 업계 전반의 안전 권고 사항을 발표했고 앞으로도 몇 년 동안 더 많은 석유 유출이 용접 실패로 인해 발생할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1만2000배럴 이상의 사고와 다른 송유관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이 포함된다.

PHMSA가 확인한 파이프 품질 및 둘레 용접 문제는 키스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GAO 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키스톤 송유관의 사고 기록은 전국 평균보다 더 심했다. GAO는 2010년과 2020년 사이에 인간이나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키스톤 석유 유출 사고의 50%가 "파이프 재료의 실패 즉, 용접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송유관 석유 유출 사고에서는 그 원인 12% 정도 차지한다고 전했다.

과거 석유 유출사고에 대해 TC에너지사는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 해결 계획을 구현했으며, 엔지니어링 및 무결성 프로그램의 학습 내용을 각각의 문제에 통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기록에 따르면 키스톤의 첫 번째 석유 누출사고 규모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노스다코타에서 400배럴 유출 사고가 발생해 다시 규제당국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PHMSA에 따르면 그 송유관 파열은 피팅이 부러져 발생했으며, 그 후 송유관을 자세히 조사했으며, 2년 이후 TC에너지사에 오클라호마-걸프 코스트 구간(아직 공사 중)에 무자격 용접공을 고용해 공사를 했으며, 이 구간의 용접부 중 상당 부분을 수리해야 한다고 공식 통지했다.

TC에너지사는 규정을 준수했으며, 발생한 용접 문제는 해결되었다며 그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PHMSA는 TC에너지사의 문제를 웹사이트에 게시했지만 해결 여부는 게시하지 않았다.

PHMSA는 키스톤의 안전 경고를 계속해서 발표할 것이며 동시에 키스톤의 송유관 확장 계획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다.

처음에 그 송유관은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미국 석유 중심지로 확장되었고, 이후 미국 걸프만 해안으로 확장되었다. GAO에 따르면, 관로 일부 구간은 압력을 받아 확장된 것으로 드러났고, 2016년에는 32개의 연결 부분을 교체해야 했다. 그해 말에 키스톤은 최소항복강도(SMYS)의 80%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시기에 키스톤의 기름 유출은 더 심각해졌다.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또 다른 400배럴 누출사고는 두께가 다른 두 이음새 사이의 둘레 용접 결함의 결과로 확인되었다. PHMSA에 따르면, 용접 부위에서 어느 정도 기간인지 모르지만 분당 약 2방울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었다고 한다.

1년 후, 사우스 다코타주의 또 다른 파열 부위에서 약 5000배럴의 석유가 유출되었고, 거의 2주간의 송유관 폐쇄로 이어졌다. 2년 후, 노스다코타주에서는 4000배럴 이상이 쏟아졌고, 파열 원인은 "비정상적인 이음새 용접"으로 추정되었다.

연방정부의 경고가 누적되고 유출 규모도 커졌지만,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TC 에너지사에 하루 76만 배럴로 27% 가까이 송유 용량을 늘릴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것은 본래 설계 용량이었던 약 60만 배럴의 일일 배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석유였다. 키스톤 송유관은 여전히 최소항복강도(SMYS)의 80%에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

한편, 2020년 캐나다 에너지 규제당국은 둘레 용접에 대해 업계 전반에 걸쳐 자체 권고 조치를 발표했다.

과거 송유관 사고 기록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년 이상의 시위 끝에 2021년에 궁극적으로 차단한 또 다른 송유관 확장사업으로 유명한 키스톤 XL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초점이 되었다. 그러나 본래 키스톤은 계속 가동되었고, TC에너지사는 계속해서 키스톤을 통해 석유 송유량을 증가시켜 왔다.

우드 맥켄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석유 유출 사고 당시 이 송유관은 하루에 65만 배럴을 이동시키고 있었다. PHMSA 기록에 따르면 기름 누출 사고는 경보가 울린 지 단 6분 만에 1만 2,000배럴 이상을 쏟아내며 급속하게 악화되었다. 예비조사결과 원인으로 둘레 용접의 부실로 확인되었다며 PHMSA는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전체 시스템에 압력을 줄이라고 명령했다. 최종 근본 원인 분석 결과, 부적절한 용접을 포함한 건설상 "잘못"에 대한 지적이 공개되었으며, TC에너지사가 용량 확장 프로젝트 중에 "둘레 용접 균열"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키스톤에서 근무한 전 TC에너지사 엔지니어인 에반 보크스(Evan Vokes)는 송유관의 오랜 고장 역사는 안전을 해치는 비용 절감 노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유관 건설 비용은 프로젝트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되고 재료 및 건설 계약이 체결되면서 당초 17억 달러에서 국무부 승인을 받은 2008년 52억 달러로 급증했다.

2012년 캐나다 규제 당국에 TC에너지사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후 해고되었다고 말한 보크스는 "키스톤은 저예산을 추구하면서 좋은 엔지니어링 관행을 반복적으로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가 제기한 문제 가운데에는 2013년에 PHMSA가 TC에너지사에 경고한 적절한 용접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문도 있었다. 그의 문제 제기에 따라 캐나다 규제당국은 TC에너지사에 대한 감사를 개시했고, 회사측은 시정 조치를 약속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키스톤은 약 2만 6,000 배럴의 기름이 유출되었는데, 이는 올림픽경기의 수영장 두 곳을 채우기에 충분한 양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TC에너지사의 시가총액 420억 달러의 극히 일부인 30만 6,000달러의 연방 벌금만 부과되었다.

그것은 부분적으로 미 의회가 PHMSA의 집행 권한을 제한하고 그러한 제한을 해석하는 방식 때문이다. 예를 들어 PHMSA는 위반이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환경 피해를 초래하지 않는 한 의회가 허용하는 최대 벌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PHMSA에 따르면 지금까지 키스톤의 사고 중 그런 수준에 다다른 적은 없다고 한다. 다만, PHMSA는 경고장 발부 및 시정 조치 명령과 같은 강제조치는 "종종 민사상 최대 처벌을 줄일 수 있는 " 상당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송유관 사고에 대한 추가 억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미국 워싱턴의 송유관 안전 트러스트 감시단체의 전무이사인 빌 카람은 "그 규정들만으론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며 "PHMSA 규정은 해당 운영사가 송유관을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많은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지적했다.

그 부문도 일부 바뀔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PHMSA 책임자로 근무했던 신시아 쿼터먼은 지난 12월 키스톤의 기름 유출 사고의 심각성은 PHMSA가 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훨씬 더 많은 명분"을 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PHMSA은 TC에너지사가 전체 송유관 라인의 두께를 측정하는 값비싼 인라인 검사를 수행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쿼터만은 많은 누출사고가 용접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고압 상태로 송유관을 운영할 수 있게 한 특별 허가를 재평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PHMSA는 특별 허가 절차에 대한 검토를 완료하고 있으며 키스톤과 다른 허가에 그 "결과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송유관은 계속 가동되고 있으며, 지난 12월 유출 사고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는 동안 계약에 따라 하루에 약 58만 5,000배럴의 석유를 수송하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