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디샌티스 밀어주며 정치판 뛰어들어
폭스뉴스 대체할 공론의 장으로 트위터 띄우기
폭스뉴스 대체할 공론의 장으로 트위터 띄우기

미국 언론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머스크가 머독을 밀어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디샌티스가 폭스뉴스를 우회함으로써 이 매체가 단순히 주류 언론 중 하나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다른 언론매체도 “머스크가 거대한 재산을 배경으로 킹메이커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세계 2위 부자인 머스크가 디샌티스 주지사를 밀어주면서 미국 정치판에 직접 뛰어들었다고 미국 언론이 평가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초반에 트럼프에 밀리고 있는 디샌티스가 머스크와 연대해 역전극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진단이다. 두 사람의 연대는 서로 윈윈이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독불장군식 운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머스크는 트위터 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 디샌티스와 손을 잡고, 트위터를 대선전의 중앙 무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머독은 올해 92세이고, 머스크는 52세이다. 머독은 폭스뉴스를 통해 트럼프의 등장과 백악관 입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머독은 약 80억 달러의 재산가이다. 그는 이제 2024년 대선전에서 한발 물러서려는 태도를 보인다.
머스크의 재산은 1800억 달러가량이다. 머스크는 정치적인 기부에 인색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따르면 머스크가 지난 2009년 이후 정치권에 낸 기부금은 52만9000달러에 불과하다.
머독이 소유한 폭스뉴스가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방송을 하면서 개표기 조작에 의한 부정선거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가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에 7억8750만 달러(약 1조391억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폭스뉴스와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은 도미니언 측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더는 소송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도미니언 측은 폭스뉴스 앵커와 외부 출연자들이 투·개표기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득표에 유리하도록 조작됐다는 주장을 계속했다며 명예훼손 책임을 물어 16억 달러(약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친(親)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노선을 견지했던 폭스뉴스는 트럼프 측 주장을 보도하는 것이 수정헌법 정신에 맞는다고 반론을 제기했다가 물러섰다.
머독은 최근 자신이 거느린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폭스코퍼레이션의 합병안을 폐기했다. 뉴스코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발행하는 다우존스와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 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 등의 모회사다. 뉴스코프는 지난 2013년 뉴스와 출판을 담당하는 현재의 뉴스코프와 영화·TV 사업을 담당하는 21세기 폭스로 나뉘었다. 21세기 폭스는 지난 2019년에 뉴스와 스포츠 부문인 폭스뉴스와 폭스스포츠가 디즈니와의 합병에서 제외되면서 지금의 폭스코퍼레이션이라는 독립회사로 새 출발 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초반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CNN이 여론조사 기관 SSRS와 지난 17~20일 미국의 유권자 12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화당 및 공화당 지지 성향 예비선거 참여 의사가 있는 유권자층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순위 후보로 지지한다는 비율은 53%에 달했다.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2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하거나 지지할 가능성에 열려 있다는 응답이 각각 전체의 84%, 85%에 달해 상당수가 아직 유동적인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팀 스콧 하원의원을 지지하거나 지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응답도 각각 61%, 60%에 달했다.
또 공화당과 공화당 지지 성향 유권자들의 5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고, 35%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응답자의 73%는 현재 공화당 경선 후보들에게 만족한다고 밝혔고, 7%만이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