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뚫었다.
반도체 업체로는 최초로 엔비디아가 30일(현지시간)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 벽을 뚫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중 408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시총 1조달러가 넘는 곳은 엔비디아를 제외하면 단 4곳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기업 알파벳, 그리고 아마존 외에는 없었다.
테슬라와 메타 플랫폼스가 한 때 시총 1조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각각 6300억달러, 6700억달러 수준으로 1조달러 근처에도 못간다.
AI 골드러시
엔비디아가 시총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른바 인공지능(AI) 골드러시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처음으로 쓸만한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를 공개하면서 AI의 가능성이 주식시장에 새로운 테마를 형성했고, 그 최대 수혜주가 바로 엔비디아다.
엔비디아 주력인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 두뇌 역할을 한다. 최근 불고 있는 생성형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GPU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엔비디아는 AI 골드러시의 힘을 24일 장 마감 뒤 공개한 분기실적을 통해 입증했다. 깜짝 실적을 발표해 이튿날 주가가 24% 넘게 폭등했고, AI 관련주들도 동반 급등세로 이끌고 있다.
AI는 당시 실적발표에서 탄탄한 실적과 함께 이번 분기 매출이 AI 반도체에 힘입어 시장 전망보다 약 40억달러 더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발표 다음날인 25일 주가가 24% 넘게 폭등하면서 엔비디아 시총은 하루 사이 약 1840억달러 폭증했다.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20여년 만에 최고 3일 상승률
배런스는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25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 동안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3일간의 상승률이 20여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AI 골드러시 속에 29일 대만에서 새로운 호재도 발표했다. 새 슈퍼컴퓨터를 비롯해 주가 추가 상승 동력이 될 호재였다. 새 슈퍼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이 첫 고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차세대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넘을 산 많아
시총 1조달러는 애플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대개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테슬라와 메타가 1조달러 시총에 몸을 담갔다가 나온 것이 아주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애플, MS, 알파벳, 아마존 모두 1조달러 벽을 뚫은 뒤에는 하락했다가 이후 다시 1조달러 시총을 탈환한 전력이 있다.
엔비디아는 전망이 밝기는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주식 고평가 문제다. 주가가 그동안 크게 오르면서 미래 순익 전망에 대비한 주가, 즉 주가수익배율(PER)이 크게 올랐다. 엔비디아 이른바 포워드 PER은 약 51배다. 내년 예상 순익에 비해 주가가 51배 높은 수준이라는 뜻이다.
애플은 1조달러를 뚫었을 때 포워드 PER이 단 17배에 불과했다. 반면 테슬라는 140배 후반을 기록해 대조를 기록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11.65달러(2.99%) 오른 401.11달러로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은 9907억달러로 1조달러에 조금 못 미쳤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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