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신 호는 “글로벌 출산율 붕괴로 세계 경제에 심대한 변화가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정 국가 또는 세계 전체에서 인구가 감소하지 않으려면 합계출산율이 2.1을 넘어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대체율(replacement rate)’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인이 평생 낳는 아이의 평균 숫자를 뜻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0년 세계 출산율이 2.7로 대체율 2.1보다 높았으나 현재 출산율이 2.3이고,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5위 국가들에서 한결같이 대체율 이하로 출산율이 떨어졌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한국·미국·일본, 유럽 국가뿐 아니라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인도·중국의 출산율도 대체율보다 낮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출산율 저하, 이민자 감소로 인해 인력난이 향후 10년 사이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2022년 출생아 수는 366만1000명으로 2021년에 비해 3000명가량 줄었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혔다.
지난해 일본의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6에 그쳤다.
유럽 전체의 평균 연령도 지난 10년간 2.5세 높아지면서 유럽의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유럽연합통계청(Eurostat)이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9년 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에는 1.59로 더 떨어졌다가 2021년 출산율이 1.67로 반등했다.
미국·유럽 등에서 노동 인구 대이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외국 출신 노동력의 비율이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미국 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외국에서 출생한 노동자의 비율이 2021년 17.4%에서 지난해 18.1%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6년 이후 최고치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고용됐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외국 출신 노동자의 수는 2980만 명으로 전년보다 180만 명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노동력은 약 1억6400만 명으로 추산됐다.
지난해에 영국으로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는 12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캐나다와 호주로 이동한 외국인 노동자는 지난해에 팬데믹 이전의 2배로 증가했다. 스페인·독일 등도 지난해에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이뤄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노동 이민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