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현대·기아 전기차, 원페달 주행 브레이크등 점등 문제"경고

글로벌이코노믹

美 "현대·기아 전기차, 원페달 주행 브레이크등 점등 문제"경고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량들서도 동일한 문제 발견
美 컨슈머리포트 "문제 해결될 때까지 원페달 주행 사용하지 말 것" 권고
원페달 드라이빙시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는 것으로 문제가 보고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원페달 드라이빙시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는 것으로 문제가 보고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들이 브레이크에 관한 잠재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최근 컨슈머리포트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다수의 전기차량이 브레이크 없이 가속페달로만 주행이 가능한 ‘원페달 드라이빙’ 상태에서 속도가 감소함에도 차량 후방의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페달 드라이빙 또는 i-페달모드는 차량이 스스로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회생제동을 실시하는 상태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에서 3단계 회생제동 강도에 해당한다. 이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가속되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량이 회생제동을 통해 전기를 충전하기 때문에 급격히 속도가 줄게 된다.

◇ 해당 문제가 발생한 차종


컨슈머리포트는 이 문제를 2014년형 BMW i3에서 처음 확인하고 24대의 전기차량에 대해 테스트를 실시했다. 실험결과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완전히 땠을 때에만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이오닉5가 미세하게 가속페달을 밝으며 차량을 감속하게 되면 속도가 줄지만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지 않게 된다.

컨슈머리포트는 실험을 통해 전기차량들이 평균적으로 0.1G의 충격가속도가 감소할 때 브레이크등이 점등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해당 문제점이 발견된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AWD △제네시스 GV60 어드밴스드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V70 과 기아의 △EV6 AWD △니로EV 등이다.

동일한 브레이크등 문제가 제기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EQS 580 4매틱. 사진=메르세데스 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동일한 브레이크등 문제가 제기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EQS 580 4매틱.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문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뿐만이 아니다. 컨슈머리포트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일부 전기차량들에게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문제가 보고된 차량은 △EQS 580 4매틱 △EQS SUV 450 4매틱 △EQE SUV350 4매틱 △EQE 350 4매틱 세단 등이다.

◇ NHTSA와 제조사의 입장


컨슈머리포트의 조사결과에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문제와 관련된 규정이 없다면서 이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니퍼 스톡버거(Jennifer Stockburger) 컨슈머리포트 오토테스트센터 운영 이사는 “브레이크등의 시각적 신호 없이 전방 차량이 얼마나 빨리 감속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일부 전기차의 브레이크등 미점등으로 다른 차량이 일관된 후속 간격을 유지하지 못하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윌리암 월레스(William Wallace) 컨슈머리포트 안전정책 부국장은 “이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컨슈머리포트의 브레이크등에 관한 문제제기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미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문제에 대한 전기차의 제동전략을 조사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의 모든 전기차량들은 자동차의 조명을 규제하는 FMVSS No.108 표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측은 “브레이크 램프 컨트롤은 디자인 요소가 아니다”라며 “브레이크 등은 규정에 따라 작동하고 있고 차량이 정차해 있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는 브레이크 램프가 켜지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제니퍼 스톡버거 컨슈머리포트 이사는 이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영향을 받는 전기차 소유주들은 원페달 드라이빙 모드나 i페달 모드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회생제동시스템의 감속률이 충격가속도 0.13G를 초과할 경우 전기차의 후미등이 켜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