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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온라인 쇼핑업계, 작년 반품으로 1046조8000억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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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온라인 쇼핑업계, 작년 반품으로 1046조8000억원 날렸다


아마존의 반품 처리 전용 물류시설.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의 반품 처리 전용 물류시설. 사진=CNBC

미국 온라인 쇼핑업계에 역대급 반품 사태 때문에 초비상이 걸렸다.
소비자 입장에서 온라인 쇼핑의 최대 장점인 반품 제도가 쇼핑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심각한 골머리로 부상했다.

18일(현지시간) 포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온라인 쇼핑업계의 반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반품이 역대급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춘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대부분 무료로 반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반품이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반품된 상품을 처리할 방안이 딱히 없어 대부분 폐기 처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급증하는 반품으로 관련업계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반품된 물건이 대부분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뜻으로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美 온라인 쇼핑업계 반품 규모, 美 공교육 예산과 맞먹어


포춘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지난해 반품으로 날린 매출은 총 8160억달러(약 1046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춘은 “이는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거의 배로 늘어난 엄청난 규모이자 미국 정부가 미국 전체의 공교육 기관에 연간 지원하는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포춘은 “반품을 하는 과정에서도 운송이 필요하고 반품을 위한 추가적인 포장도 필요하기 때문에 8160달러 규모의 반품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도 약 2400만미터톤(MT)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지난 2021년 기준 전세계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360억MT이었다.

◇아마존의 사례로 본 반품 처리 비용


포춘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사례를 들어 온라인 쇼핑을 통해 구매한 제품의 반품 과정에서 얼마나 큰 손실과 낭비가 발생하는지 들여다봤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한 소비자가 반품 규정에 따라 반품 할 경우 드는 비용은 없다. 아마존과 계약돼 있는 배송업체가 UPS인데 양사가 맺은 신용계약에 따라 반품 배송비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UPS가 아마존 고객으로부터 받은 반품 제품은 일단 아마존의 물류시설로 회수된다. 아마존은 반품만 처리하는 물류시설을 따로 두고 있어 UPS가 반품된 상품을 아마존의 이 반품 전용 물류시설로 보낸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반품 처리 시설에서 반품을 처리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포춘은 “반품된 제품 가격의 약 66%가 반품 처리 비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반품 처리에 제품 가격의 거의 70%에 달하는 비용이 드는 이유는 새 제품을 배송하는 것보다 수거된 반품을 처리하는데 2~3배로 복잡한 공정이 필요해서다. 아울러 반품 처리 과정이 대부분 수작업이라서다.

새 상품을 배송할 경우에는 제품을 포장해 배송업체를 통해 이동하면 끝인 반면, 수거된 반품을 처리하는 경우에는 포장을 해체하는 과정, 반품 사유가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 불량품의 수리나 반품된 제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다시 손보는 리퍼비시 등을 위해 다른 곳으로 보내질 경우 다시 포장하는 과정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

미국 전체적으로 구인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거의 전 과정에 수작업이 필요한 반품 처리에 투입되는 인력을 부리는 것은 고비용 구조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추가적인 문제는 반품된 물건을 배송업체 소속 화물차가 아마존의 반품 전용 시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새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만큼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뿐 아니라 반품 처리된 뒤 남은 포장지나 포장 용기가 엄청난 규모로 쌓인다는 것.

반품 처리 후 남은 포장지나 포장 용기 등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쓰레기장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춘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산 물건을 반품하는 경우라면 반품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발생할 일 자체가 없고 온라인 쇼핑으로 산 제품이라도 제품을 보낸 판매업체에 고객이 직접 반품한다면 반품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련 경우는 전체 고객의 4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재판매가 생각보다 쉽지 않는 이유


반품된 상품을 하자가 있다면 수리하거나 큰 하자가 없으면 리퍼비시를 통해 재판매하는 것이 업체 입장에서는 비록 가격을 할인하더라도 당연히 유리하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수리를 한 뒤 재판매하거나 리퍼비시를 해 재판매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수리 비용이나 리퍼비스 비용이 재판매를 통해 얻는 이익을 무의미하게 할 정도라면 업체 입장에서는 폐기 처분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하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