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워라밸’이 전 세계 직장문화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했다.
워라밸은 영어 ‘work-life balance’의 약어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한다. 일에만 치우치지 않고 개인의 삶과 직장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것에 가치를 두는 신세대식 직장문화를 가리킨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장정보 전문매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워라밸을 지수화해 128개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직장문화를 비교한 결과 유로존에 속한 나라가 상위권을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워라밸 지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헬싱키, 스톡홀름, 오슬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유로존, 그중에서도 북유럽 지역의 워라밸 문화가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상위 25개 도시 가운데 아시아 도시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가 중동권 도시로는 유일하게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휘게의 나라’ 덴마크 코펜하겐 워라밸 지수 세계 1위
포브스의 워라밸 지수는 △행복지수 순위 △성평등지수 순위 △평균 노동시간 △최저 연차휴가 일수 △평균소득 대비 집값 △재택근무 및 탄력근무 허용 수준 △육아휴직 허용 여부 △1인당 공원면적 등 1인당 자연자본 △실업률 △일조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이를 기준으로 주요국 도시들을 조사한 결과 덴마크 코펜하겐의 워라밸 지수가 100점 만점에 70.5를 기록해 으뜸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특히 “덴마크의 실업률이 상당수 유로존 도시들보다 낮은 2.4%를 기록하고 있고 덴마크 기업들이 최장 52주에 달하는 육아 휴직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 큰 몫을 했다”고 밝혔다
또 포브스는 덴마크의 워라밸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배경에는 덴마크의 ‘휘게(hygge)’ 문화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휘게는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를 뜻하는 덴마크어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소박한 라이프 스타일을 함축하는 말이다.
세계적인 영어사전으로 유명한 콜린스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올해의 단어’에도 브렉시트와 함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행복지수 높은 곳이 워라밸 지수도 높았다
워라밸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25개 도시의 대부분은 유로존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가 65.1점으로 2위를 기록한 가운데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이 64.8점으로 3위, 노르웨이 오슬로가 63.2점으로 4위,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가 60.7점으로 6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가 58.7점으로 7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이 58.5점으로 8위,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가 57.1점으로 9위, 영국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가 57점으로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는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발표한 행복지수 순위와도 궤를 같이하는 흐름이다. 행복지수 순위에서도 핀란드가 1위를 차지하고 덴마크,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등이 상위권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오세아니아 지역에 속한 뉴질랜드의 오클랜드가 62.7점으로 5위에 올라 10위권에서 유일하게 유로존 국가가 아닌 워라밸 선진 도시로 빛을 냈다.
10위에서 25위 사이도 룩셈부르크, 암스테르담, 취리히, 프라하, 맨체스터 등 유로존 국가의 도시들이 자리를 꿰찬 가운데 아시아권에 속한 도시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워라밸 기준으로는 아시아 지역이 아직 후진국에 속한다는 해석이 나올만한 결과다.
다만 ‘중동의 유럽’으로 불리는 UAE의 수도 아부다비가 25위에 이름을 올려 넓은 의미의 아시아 국가로서 체면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