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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계의 테슬라' 반무프, 어쩌다 파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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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전거계의 테슬라' 반무프, 어쩌다 파산했나

네덜란드 전기자전거 스타트업 반무프가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았다. 사진=반무프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전기자전거 스타트업 반무프가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았다. 사진=반무프
글로벌 전기자전거 스타트업 반무프(VanMoof)가 공식적으로 파산을 선언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 외신들은 반무프가 발표한 성명을 인용, 암스테르담 법원이 반무프 글로벌 홀딩 BV, 반무프 BV 및 반무프 글로벌 서포트 BV 등 현지 법인 3곳에 대해 지급정지 절차를 철회하고, 각 법인의 파산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두 명의 관리자를 수탁자로 임명했으며, 반무프가 운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제3자에게 자산을 매각할 것을 모색하도록 명령했다.

앞서 반무프 측은 채권자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고, 자금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지난 12일 법원에 지급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2개월의 냉각기간을 명령했지만, 불과 1주일 만에 법원이 이를 철회하고 파산 선고를 내렸다. 이는 더는 반무프가 자력으로는 회생하기 어려운 상태임을 드러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번 파산 선고는 네덜란드 밖에 있는 해외 법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테크크런치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도쿄의 반무프 매장이 여전히 영업 중이지만, 다른 매장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2008년 네덜란드에서 자전거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반무프는 이후 전기자전거 전문 회사로 거듭났다. 기존의 전기자전거와 달리, 배터리를 프레임에 내장한 깔끔한 디자인과 모바일 앱을 이용한 도난 방지, 원격 잠금 등의 각종 편의 기능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전기자전거계의 테슬라'로 불리기도 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반무프는 유명 벤처캐피털, 투자 전문기업 등으로부터 총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런던, 베를린, 도쿄, 뉴욕, 타이베이 등으로 지점을 늘렸고, 2015년부터는 판매량이 매년 2배씩 늘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봉쇄 기간 22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동종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 2020년의 예상 수익만 1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장기간에 걸친 판매 중단으로 매출과 현금 흐름에 타격을 입었고, 고장 난 자전거에 대한 미흡한 서비스와 그로 인한 고객들의 불만 및 환불 요청이 급증하며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또한, 주요 경영진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회사의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한편, 파산 선고를 받은 반무프 측은 자사 고객과 협력사, 채권자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밝혔다. 전기자전거 구매를 위해 미리 선납한 구매 대기자는 파산절차에 청구해 환불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또, 서버 중단으로 보유 중인 자전거가 잠겨 타지 못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백업 잠금 해제 코드를 생성하도록 이용자들에게 권고했다.

다만, 고장 난 자전거의 수리 서비스와 수리용 부품 신청 및 배송 등의 지원은 모두 중단된다.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맡긴 자전거는 돌려받을 수 있지만, 수리되지 않은 상태일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