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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초점] ‘목소리만으로’ 자전거 변속하는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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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초점] ‘목소리만으로’ 자전거 변속하는 시대 열린다

美 자전거 변속기 전문업체 스램, 업계 최초 ‘음성 인식 변속 시스템’ 특허 획득
스램이 최근 특허를 받은 자전거용 음성인식 전동변속 시스템의 도면. 사진=스램이미지 확대보기
스램이 최근 특허를 받은 자전거용 음성인식 전동변속 시스템의 도면. 사진=스램

자전거 변속기 기술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케이블로 작동하는 수동 변속기가 오랜 기간 당연하게 여겨졌던 전 세계 자전거 시장에서 케이블이 필요 없는 무선 전동 변속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14년이 흘렀다.

세계 최대 자전거 부품업체인 일본의 시마노가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케이블이 사실상 사라진 로드자전거용 전동 변속기를 본격적으로 출시한 데 이어 시마노와 함께 글로벌 자전거 변속기 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미국의 스램이 케이블이 전혀 없는 전동 변속기를 지난 2015년 선보이면서 무선 변속기 시대가 열렸다.

고급 자전거에 적용되는 무선 변속기는 기존 변속기에 비해 매우 비싼 가격임에도 높은 편의성 때문에 전 세계 자전거족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러나 등장한 지 20년도 되지 않는 이 무선 전동 변속기를 또다시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관련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음성 인식+손가락 터치’로 자전거 변속 가능한 신기술

스램의 로드자전거용 무선 전동 변속 시스템인 '이탭(eTap) AXS' 제품군 가운데 최상급에 속하는 '레드(RED)' 그룹셋. 사진=스램이미지 확대보기
스램의 로드자전거용 무선 전동 변속 시스템인 '이탭(eTap) AXS' 제품군 가운데 최상급에 속하는 '레드(RED)' 그룹셋. 사진=스램


25일(현지시간) 영국의 자전거 전문매체 로드닷씨씨(road.cc)에 따르면 이번 주인공은 시마노보다 늦게 전동 변속기 시장에 뛰어들었던 스램이다.

스램은 헬멧에 달린 마이크를 이용해 자전거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전동 변속기 시스템의 특허를 최근 미국에서 획득했다.

스램이 특허를 받은 이 새 변속기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무선조차 뛰어넘어 손가락으로 제어할 필요 없이 목소리만으로 변속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라는 점이다.

이미 스마트폰 등에 널리 적용되고 있는 음성 인식 기술이 자전거 부품의 세계로도 넘어온 셈이다.

스램이 개발한 새 변속기 시스템은 음성 인식뿐 아니라 스램이 자체 개발한 장갑을 이용해 손가락 끝의 감촉만으로 변속기를 무선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아울러 갖췄다는 것이 특징이다.

스램 측은 현재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는 전동 변속기가 있음에도 새로운 변속 시스템을 개발한 배경에 대해 “무선 전동 변속기가 이전의 수동 변속기에 비해 매우 편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변속 레버와 브레이크가 장착되는 자전거의 핸들 바에 항상 손을 얹어 놓고 주행해야 하는 불편을 느끼는 자전거 운전자들은 여전히 있었다”면서 “이같은 불편마저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새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램에 따르면 이 제품에는 전력 공급을 위한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은 물론이고, 첨단 기술의 결과답게 압력을 감지하는 압력센서, 빛을 인지하는 광센서, 가속도계 등이 들어가 있다.

◇자전거 업계 '게임체인저' 부상할 가능성

스램이 개발한 무선 변속용 특수장갑. 손가락 끝에 센서가 달려 있어 변속 레버가 필요 없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변속기를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스램의 설명이다. 사진=스램이미지 확대보기
스램이 개발한 무선 변속용 특수장갑. 손가락 끝에 센서가 달려 있어 변속 레버가 필요 없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변속기를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스램의 설명이다. 사진=스램


스램의 이 신기술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변속기에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스램에 따르면 이 기술을 이용하면 목소리만으로 또는 변속 레버가 필요 없이 손가락 터치만으로 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하는 서스펜션 시스템 등에도 적용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전거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