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특수목적합병법인(SPAC) 블랙 스페이드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 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우회상장한 빈패스트는 이날 20% 가까이 주가가 폭락했다.
월스트리트 이상 과열
15일 시초가부터 22달러로 시작한 빈패스트는 첫 거래일 시가총액 규모가 860억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는 웬만한 자동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디트로이트 터줏대감인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 일본 도요타와 함께 판매대수 기준 세계 1, 2위를 다투는 독일 폭스바겐, 독일 명차 BMW, 메르세데스 벤츠 모기업 다임러 등의 시가총액보다 많다.
한국 현대차와 기아차 시총을 더한 것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빈패스는 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모두의 시가총액을 더한 것보다 시가총액이 더 높다.
심지어 부채와 현금을 포함할 경우 빈패스트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 리오토보다 높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테슬라보다 낫다며 투자하고 있는 중국 하이브리드·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시총도 뛰어 넘는다.
왜 열광하나
빈패스트에는 투자자들이 열광할만한 요소들이 있다.
올 상반기 전기차 1만1300대를 팔았고,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공장도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최종적으로 연간 약 30만대를 생산하게 된다.
빈패스트에는 든든한 뒷배도 있다. 모기업이 베트남 최대 기업 가운데 한 곳인 빈그룹이다.
미국에도 이미 진출한 상태다.
테슬라 모델Y와 경쟁하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VF8을 올 상반기 캘리포니아에서 850대 팔았다.
빈패스트는 하반기에는 미 전역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전기차
VF8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로 평가된다.
기본 모델이 약 4만6000달러로 보조금을 빼면 모델Y보다 1만달러 이상 싸다.
성능도 우수하다. 이른바 제로투백이라고 부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60마일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5.5초에 불과하다. 한번 충전으로 약 264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모델Y는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을 더할 경우 가격이 4만8000달러부터 시작해 VF8보다 비싸다. 크기, 주행거리, 가속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빈패스트의 VF8은 동력발생·전달장치인 파워트레인 보증에서도 모델Y보다 앞선다. 모델Y가 8년, 또는 12만마일을 보증하지만 VF8은 10년 또는 12만5000마일까지로 더 길다.
주가 폭락
그러나 이같은 점을 감안해도 빈패스트가 과연 860억달러짜리 기업이 맞는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문을 품으면서 빈패스트 주가는 16일 폭락했다.
아직 빈패스트를 분석대상에 포함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없다. 통상 주식이 거래되기 시작해 수주일은 지나야 분석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빈패스트처럼 스팩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 업체들의 경우에는 공백이 좀 더 길어진다.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공백인 상태에서 한동안 빈패스트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빈패스트는 이날 6.95달러(18.75%) 폭락한 30.11달러로 미끄러졌다. 그래도 시가총액은 699억달러를 넘어 GM 등의 시총을 압도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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