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전문가들은 8월 물가가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미 7월부터 빠르게 오름세를 보인 데다 이달 들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87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원유는 다양한 부문에 원자재와 연료로 사용돼 기업과 가계의 비용을 높인다. 뉴욕증시 켄센서스상으로는 8월 CPI가 전달보다 0.6% 올라 지난 7월의 0.2% 상승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2년 6월(1.2%)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월에는 휘발유 가격만 10%가량 올랐다. 8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3.6% 올라 7월의 3.2% 상승을 웃돌 뿐만 아니라 5월(4.0%)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도 이러한 CPI 분위기를 반영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105를 돌파하며 올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다시 5% 내외에서 움직이고, 10년물 국채금리도 4.2% 수준까지 올라섰다.연준이 설혹 9월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지가 계속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의 메이저 언론인 월스트릿 저널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서 금리 정책기조에 중요한 변화가 진행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9월 금리 동결은 유력하지만 연말 추가 인상이 필요한지를 놓고 더 면밀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준은 그동안 기준 금리를 너무 적게 올리는 것보다 더 많이 올려 놓고 나중에 금리를 인하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는 위험을 보다 균형있게 보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일단 이달 19~20일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로 가닥이 잡혔지만 더 큰 논쟁은 11월 혹은 12월 금리를 다시 인상할지 여부라고 분석했다. 6월 점도표(금리전망표)에 따르면 연준은 금리를 올해 1차례 0.25%포인트(p) 더 올리는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파월 의장은 연준이 다시 긴축에 나설지를 설명할 때 "할 것(would)"이라는 표현 대신 "할 수 있다(could)"라는 단어를 두 번 이상 사용했다. 영어 표현에서 좀 더 확신하는 상황의 경우 would를 쓴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이 could라고 표현한 것은 긴축을 덜 확신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아직 인플레이션이 불안하고 올가을 다시 금리를 인상해 높은 물가에 대비하는 보험적 정책을 원하는 위원들도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지난달 "인플레이션을 더 오래 방치하면 경제가 대가를 치른다"고 말했다. 지난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금리를 한 번 더 올린다고 경제가 반드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9월 금리인상을 건너 뛰는 것이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 가계의 평균적인 생계비 내지는 구매력의 변동을 측정하는데 유용한 물가지수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10% 상승하면 종전의 소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의 수량이 10% 감소한다. 이는 봉급생활자가 종전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생계비가 10% 더 필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지수는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로 사용된다.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른 물가상승률은 일반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상승률과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보조지표로 생활물가지수(일명 장바구니 물가지수)를 작성한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작성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품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 기준으로 도시가구가 매달 소비를 위하여 지출하는 평균금액은 1,849,136원이다. 이 금액의 1/10,000인 185원 이상 지출되는 품목이 소비자물가지수 측정에 포함된다. 현재는 489개의 상품과 서비스 품목이 조사대상이다. 조사장소는 전국 37개 도시이다.
일단 선정된 품목 가운데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품목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는 소비자 지출이 큰 상품에 낮은 가중치를 부과하면 소비자물가지수의 현실성이나 공정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상품별 가중치는 도시평균가구가 해당상품에 지출하는 몫을 사용한다. 저소득 국가는 고소득국가에 비해 식품의 가중치가 높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소비자물가지수도 예외는 아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내재된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가중치의 적절성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거비의 급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고, 주거비 지출비중이 높은데 반해서 주거비의 가중치가 낮다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실제물가상승률보다 낮게 된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대체 편향(substitution bias) 문제이다. 물가지수 작성의 기준년도에 돼지고기 값이 닭고기 값보다 저렴하면 소비자는 돼지고기를 더 많이 산다. 이 때 돼지고기의 가중치는 높아진다. 그러나 이듬해에 돼지고기 값이 비싸지면 소비자는 돼지고기를 덜 사고 닭고기로 대체하여 돼지고기 지출 몫이 감소하기 때문에 돼지고기의 가중치는 줄어야 한다. 그러나 물가지수의 작성에서는 기준년도에 설정한 돼지고기의 가중치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가지수는 실제보다 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소비자가 소비에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편향이다. 이외에도 소비자물가지수는 새로운 상품의 출하나 상품의 품질 향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경제학에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두 마리 토끼가 바로 물가와 고용이 라고 할 수 있다, 토끼는 누군가 자신들을 잡으러 들면 본능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난다. 생존을 위한 나름의 비법이다. 보통의 사냥꾼은 둘 중 하나는 포기하고 나머지 하나에 집중한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튀는 두마리를 토끼를 다 잡으려고 욕심을 내다가는 둘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와 성장 두 마리의 토끼는 경제학에서 모두 중요하다. 물가와 성장 두 마리의 토끼 중에서 한 마리라도 놓치면 경제는 무너진다. 물가와 성장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두 마리의 토끼 처럼 상호 상충관계에 있다. 물가를 잡으면 성장이 무너지고 성장에 치중하면 물가가 흔들리는 속성이 있어 성장과 물가를 한꺼번에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성장과 물가를 한꺼번에 잡아 내야하는 것이 경제학의 숙명이다. 경제 정책의 성공 여부도 성장과 물가를 한꺼번에 잡아 내는데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