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르헨티나 등 23개국 가입 신청서 제출…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부상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22일(현지시간) 브릭스 정상회의가 개막됐다.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30823042506061916b49b9d1da17379164136.jpg)
로이터는 “브릭스 신규 회원 가입 희망 국가의 공통점은 국제 무대가 자국에 불리하기에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데 브릭스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기존 세계 질서에 불만을 표시하는 국가들은 브릭스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를 대변하는 새로운 협의체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과 한국, 일본 등 선진국을 뜻하는 '글로벌 노스'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주로 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의 개발도상국을 통칭한다. 현재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멕시코 등을 비롯한 120여 개 국가들이 글로벌 사우스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글로벌 사우스의 실체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브릭스는 가입 희망 국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 주최국인 남아공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현재 신규 가입 희망 국가가 40개국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브릭스 회원국은 5개국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23개국이 이미 브릭스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브릭스 가입에 적극 나서는 대표적인 국가는 이란과 베네수엘라다. 이들 국가는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어 국제적인 고립 탈피와 경제 회생 등을 기대하며 브릭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걸프 국가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은 브릭스 가입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역할 확대를 노리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에티오피아와 나이지리아가 유엔 개혁 등을 외치며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유엔과 함께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이 모두 서방 국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아프리카 국가들이 소외됐다는 게 이들 국가의 주장이다.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국제 금융 질서 재편을 요구하며 브릭스 가입을 모색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브릭스 측과 가입 협상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브릭스 안팎에서는 이것이 서방 세계에 대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중국은 미국과 전방위 갈등을 겪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여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인도와 브라질이 회원국 확대 문제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인도는 공식적으로 '브릭스 확장 자체에 대해 열려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기준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인도가 중국의 이익에 따라 브릭스를 확대하는 것을 찬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브라질은 브릭스가 신흥경제 대국들의 모임이라는 기본 성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브라질은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의 모임'이라는 이미지가 브릭스에 붙는 것에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2일 브릭스를 중심축으로 한 반(反)서방 연대 구축 가능성을 부인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브릭스는 주요 7개국(G7)이나 주요 20개국(G20)의 대항마가 아니다"라며 "미국과의 경쟁 체제를 구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22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샌튼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됐다.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러시아를 제외한 4개국 정상이 모두 직접 참석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대신 보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서방의 제재를 강력히 비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와 별도로 오는 24일 중국-아프리카 리더스 라운드테이블(정상회의)을 라마포사 대통령과 함께 공동 주재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