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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택근무제가 부른 ‘뜻밖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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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택근무제가 부른 ‘뜻밖의’ 결과

갤럽 여론조사 결과, 재택근무제 직장인들 업무 몰입도 사상 최저...‘긱 노동자화’ 추세 드러나

재택근무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직장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재택근무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직장인. 사진=로이터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널리 확산된 재택근무제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방식으로 일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에 대한 소속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분기별로 실시하는 직장인 몰입도 조사에서 이 같은 흐름이 파악됐다.

갤럽은 재택근무제가 직장인의 ‘긱(gig) 노동자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플랫폼 노동자 또는 독립형 노동자로도 불리는 긱 노동자는 차량 공유 플랫폼이나 음식 배달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회성 업무를 맡는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긱 노동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결과 ‘긱 이코노미’라는 경제 생태계를 새로 형성할 정도로 글로벌 경제계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재택근무 직장인들 업무 몰입도 사상 최저로 떨어져

미국의 직장 몰입도 추이. 녹색 선이 재택근무자의 추이다. 사진=갤럽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직장 몰입도 추이. 녹색 선이 재택근무자의 추이다. 사진=갤럽

갤럽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중반 기준 직원 몰입도 조사 결과에서 새롭게 확인된 점은 재택근무 방식으로 일하는 미국 직장인들의 직장에 대한 소속감이 그 어느 때보다 약화됐다는 사실이다.

재택근무자 가운데 업무에 몰입하는 편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2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조사에서는 직장에 몰입하는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7%였고 지난해 조사에서는 32%를 기록한 바 있다.

갤럽은 지금까지 직원 몰입도 조사에서 이처럼 업무 몰입도가 낮게 조사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봄부터 여름 사이에 미국 직장인 9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직장 몰입도 또는 업무 몰입도는 근로자들의 직장 만족도를 대변하는 지표로 흔히 간주된다.

갤럽은 “직원 몰입도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전통적인 관계가 재택근무자의 경우 점차 플랫폼 경제계에서 볼 수 있는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관계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직장인의 긱 노동자화는 기업의 인사정책과 고용전략에도 앞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갤럽은 내다봤다.

◇재택근무제 기업 오히려 증가세


미국의 온라인 구직 사이트 플렉스잡스가 최근 별개로 조사한 결과도 갤럽의 이 같은 조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출근제로 돌아선 미국 기업의 비중이 연초에 비해 감소, 즉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포함한 재택근무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렉스잡스의 조사에 참여한 미국 기업 가운데 출근제를 시행 중인 곳이 39%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연초에는 49% 수준이었으나 그 사이 10%포인트나 줄었다는 것이 플렉스잡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출근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몇 년 안에 15%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플렉스잡스는 전망했다.

또 플렉스잡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탄력적인 근무 방식을 고수하는 사업장은 5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맥락으로 구글, 메타플랫폼스, 아마존 등 IT 대기업을 중심으로 출근제로 전환하는 흐름이 전개되고 있으나 중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IT 업체들의 97%는 탄력 근무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