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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슈퍼차저, 바이든표 충전소 지원금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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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슈퍼차저, 바이든표 충전소 지원금 싹쓸이

테슬라의 전기차 급속충전 시설인 슈퍼차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의 전기차 급속충전 시설인 슈퍼차저. 사진=로이터

테슬라의 전기차 급속충전소 슈퍼차저가 눈부신 속도로 확충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률 확대에 팔을 걷어붙인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미국산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지원 계획이 실행 단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것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은 이 계획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신차 판매량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총 50만개에 달하는 공용 전기차 충전기를 미국 50개 주 전역의 주요 고속도로와 지역 사회에 새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 계획이 발표될 당시 미국 전역에 깔린 공용 전기차 충전소는 약 3만3400곳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계획에 따라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 내려오는 충전소 구축 지원금 가운데 20%에 육박하는 자금을 테슬라가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경쟁사들 대비 최대 70% 낮은 건설비 제시

5일(현지시간) 미국 IT매체 노트북체크에 따르면 테슬라는 슈처차저 확대를 위해 충전소 건설 지원금을 신청해왔는데 신청하는 족족 자금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시장 조사업체 EV어답션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충전소 건설 보조금은 새로 계획된 충전소마다 입찰을 붙여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에 지원되는 방식으로 집행되는데 현재까지 진행된 입찰에서 테슬라의 낙찰건수가 미국 전체의 1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V어답션은 “충전소 하나를 지을 때 평균적으로 업체들이 써내는 건설비는 79만5000달러(약 10억6000만원) 수준이지만 테슬라는 39만2000달러(약 5억2000만원)를 통상 써내 낙찰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경쟁사들보다 크게 낮은 가격을 써낼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노트북체크는 “테슬라는 슈퍼차저라는 독자적인 충전소를 개발해 지난 10년간 미국 전역에 설치해오면서 다른 업체들은 갖추지 못한 노하우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면서 “충전소마다 들어가는 건설비용이 다르지만 테슬라가 써내는 가격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최대 70%까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극단적인 예로 미국 동부 메인주의 급속충전소 신축 입찰에서 테슬라는 슈퍼차저 충전기 한 대를 만드는데 1만7000달러(약 2300만원)가 든다고 밝혀 슈퍼차저 건설 지원금을 손쉽게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와 경쟁을 벌인 업체가 제시한 비용은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였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통해 업체들에 향후 5년간 지원될 예정인 충전소 관련 지원금의 규모는 75억달러(약 9조9900억원)에 달한다.

◇경쟁사들 압도하는 건설 규모

이는 미국 충전시장이 테슬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급속충전기 규격인 NACS가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충전동맹이 확대되면서 미국 충전시장의 표준으로 사실상 부상한 가운데 테슬라가 정부 보조금까지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유력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영업 중인 급속충전소 5곳 가운데 3곳 정도가 슈퍼차저인 것으로 파악됐다. WSJ 역시 “테슬라가 적게는 20%, 많게는 70% 저렴한 건설비를 입찰에 써내 정부 지원금을 따낸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외의 업체들은 충전소 한 개를 신설할 때마다 최소한 급속충전기 4개를 갖추도록 한 연방정부의 지원금 지원 조건에 맞춰 통상 급속충전기를 4개만 짓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노하우가 남다른 것으로 평가되는 테슬라는 통상 8개를 짓는 것이 보통이고 많을 경우에는 12개까지 짓는 실정인 것도 정부 지원금이 테슬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