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의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노사 간 마지막 임금협상이 있었던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그뿐만 아니라 UAW가 조합원을 두고 있는 GM‧포드자동차‧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파업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4년 전 파업 때보다 더 큰 충격파가 예상되고 있다. UAW의 2019년 파업은 GM 사업장에서만 6주 동안 진행된 바 있다.
UAW와 3대 완성차 업체 간 임금협상 시한인 오는 14일(이하 현지 시간)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파업이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역대급 파업이 닥칠 가능성이 임금협상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커지면서 이번 파업이 초래할 결과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신차 생산 감소와 중고차 가격 급등 가능성을 예고하고 나섰다.
JP모건은 특히 파업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북미 지역의 경상용차 생산량이 75%나 급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페인 UAW 위원장 ‘3사 동시 파업’ 가능성 예고
3사 사업장에서 동시에 파업이 벌어질 가능성은 숀 페인 UAW 위원장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UAW가 지난 1935년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조합원 직접 투표를 통해 선출된 페인 위원장은 7일 AP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느 기업이든 관계없이 임금협상 시한인 14일까지 임금협상 타결이 되지 않은 업체의 사업장에서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 파업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3사와 임금협상이 전부 결렬될 경우 동시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페인 위원장은 “어느 곳이든 임금협상이 결렬되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AP는 “자동차산업이 미국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라면서 “UAW의 동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업계는 물론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한 미국 동부 지역 경제와 미국 전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페인 위원장은 “UAW와 3사 경영진 사이에서 밀고 당기기가 한창 진행 중”이라면서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기존 요구사항 가운데 일부에선 후퇴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여 동시 파업을 기정사실화하지는 않았다.
JP모건 “북미 지역 경상용차 생산량 75% 급감” 우려
JP모건 소속 자동차시장 분석가들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현재의 UAW 지도부가 직접 투표로 선출된 최초의 위원장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는 강성 지도부라는 점에서 UAW의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따라서 UAW와 3사 간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파업이 벌어질 경우 자동차 공급망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해 신차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뿐만 아니라 중고차 가격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경상용차 기준으로 파업 위기에 놓인 3사의 판매량이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UAW 파업이 현실화돼 이들 사업장의 조업이 파행을 겪을 경우 북미 지역 경상용차 생산량은 최대 75%까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신차 생산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불똥이 크게 튈 것으로 전망했다. 파업 시점이 설령 늦춰지더라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것.
JP모건 분석가들은 “UAW가 임금협상 시한이 끝나자마자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시한 이후까지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딜러 업체들 입장에서는 파업 이후 재고가 바닥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 판매 가격을 높게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중고차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중고차 가격은 지난해 1월 정점을 찍은 이후 그사이 18% 하락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터지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7%나 높은 불안정한 상황”이라면서 “파업이 현실화되면 중고차 시장은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